[텐아시아=우빈 기자]
사진=SBS ‘배가본드’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배가본드’ 방송화면 캡처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가 시즌2를 암시하는 결말로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지난 23일 ‘배가본드’는 첫 오프닝을 마지막 엔딩으로 담아내는 열린 결말로 충격적인 결말을 안겼다. 차달건(이승기 분)이 죽은 줄 안 고해리(배수지 분)는 제시카리(문정희 분)와 손잡고 로비스트가 됐다. 차달건은 블랙썬 용병이 돼 제롬(유태오 분)에게 복수를 했다. 하지만 블랙썬 용병이 된 후 제거할 타깃이 로비스가 된 고해리라는 것을 알게 된 차달건은 그를 저격하지 못하고 총을 거두었다.

이렇듯 ‘배가본드’는 3개월여 시간 동안 시청자를 웃고 울린,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에 ‘배가본드’가 남긴 것들을 정리해봤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하나. 숨 쉬는 캐릭터! 이승기-배수지-신성록-문정희-백윤식, 캐릭터에 푹 빠져 혼신의 열연

이승기는 꿈 많던 열혈 스턴트맨 출신 차달건 역을 맡아 고강도 액션 연기와 폭 넓은 감정 연기를 함께 펼치는 발군의 내공을 뽐냈고, 배수지는 사건 해결에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몸 바쳐 뛰어드는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에 완벽 몰입한 모습으로 호평을 얻었다. 신성록은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열정을 동시에 내뿜는 기태웅 역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냈고, 문정희는 팜므파탈 로비스트 제시카리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표리부동의 전형 대통령 정국표 역 백윤식은 찰나의 표정, 스치는 말투 하나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극의 중심을 든든히 지켜냈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둘. 힘 있는 스토리! 유인식 감독, 몰아치는 반전에 반전

손대는 작품마다 히트작을 만들어내며 드라마 계 ‘미다스 손’이라 불려온 유인식 감독은 또 한 번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굵직한 이력을 추가했다. ‘배가본드’는 회차 내내 ‘반전 맛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 회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배가본드’가 상상도 못한 전개로 뒤통수를 때린 것 같지만 사실은 복선을 촘촘히 깔아놓았던,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디테일로 ‘재방 삼방 필수’ 열풍을 불렀다.

실제로 ‘배가본드’는 국내 시청자 뿐 아니라 넷플릭스로 작품을 접하는 해외 시청자들까지, 방송이 끝나고 댓글창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며 범인을 찾고 다음 내용을 추리하는 ‘본격 셜록병 유발 드라마’로 사랑을 받았다. 이뿐 아니라 마지막 회 엔딩을 첫 회 오프닝으로 배치한 유인식 감독의 과감한 시도는 신선함을 넘어 새로운 충격을 안겼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셋. 탄탄한 집필력! 장영철-정경순 작가, 신들린 캐릭터 저글링

스턴트맨 출신 특수용병, 신분을 숨긴 국정원 블랙요원, 동양여성 무기 로비스트, 차기대권을 쫓는 국무총리, 사욕을 쫓는 국정원 직원, 북한 특수군단 출신 탈북 용병 등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짧은 로그라인만으로도 단박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들은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주저 없이 내달리는 직진 행보로 보는 내내 속이 확 뚫리는 시원함을 선사했다. 블록버스터물답게 홈페이지 내 인물 관계도 버전이 극 중간 업데이트 됐을 정도로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했고 관계도 역시 상당히 복잡했지만, 단 한 명의 인물도 허투루 낭비되거나 충돌되지 않고 각자의 뚜렷한 서사를 갖고 적소에 활용됐다. 장영철, 정경순 작가는 이처럼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각개전투 시켰을 것뿐 아니라 이들을 거미줄처럼 엮어 갈등을 발생시키는 뛰어난 ‘캐릭터 저글링’을 선보이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넷. 눈 호강 액션씬! 이길복 촬영감독, 한국 드라마 액션 첩보사 신기원 열었다

첫 회 모로코 광활한 배경으로 펼쳐낸 추격 액션씬을 시작으로, 매 회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격렬하고도 신선한 대규모 액션씬을 담아내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길복 촬영감독은 특유의 스피디한 감각으로 국정원 식구들이 총출동한 모로코 단체 액션씬, 광활한 인천 부두를 배경으로 한 부둣가 단체 액션씬, 차달건의 화려한 핸들링이 돋보인 도심 카체이씽, 다양한 폭파씬 등 기록할 만한 명장면들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첩보 액션물’이라는 걸출한 타이틀에 완벽히 부응한 행보로 한국 드라마 액션 첩보사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얻었다.

제작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4년 여 간의 기획 시간, 1년 여 간의 제작 기간, 그리고 작품이 여러분께 선보여진 3개월 여 간의 시간. 정말 길고 긴 시간을 거쳐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시청자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모쪼록 여러분들을 좋은 날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우리에게도 더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배가본드’ 후속으로 오는 12월 13일 남궁민, 박은빈 주연의 돌직구오피스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방송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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