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송창용 감독(왼쪽부터), 이하율, 이시아, 천정명, 김도훈이 14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얼굴없는 보스’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송창용 감독(왼쪽부터), 이하율, 이시아, 천정명, 김도훈이 14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얼굴없는 보스’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천정명이 스크린에 복귀했다. 영화 ‘목숨 건 연애’ 이후 3년 만이다. 감성적인 멜로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그가 이번엔 건달로 변신했다. 실제 건달의 세계를 생생하게 담아낸 ‘얼굴없는 보스’에서다.

‘얼굴없는 보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건달 세계, 멋진 남자로 폼 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일념으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끝없는 음모와 배신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보스의 이야기다.

영화는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한 이후 8년 10개월에 걸쳐 완성됐다. 촬영은 2년 전에 마쳤지만 완성도 등의 문제로 뒤늦게 개봉하게 됐다. 천정명은 “잘 준비해서 우여곡절 끝에 관객 앞에 선보이게 됐다. 어떻게 보실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내가 처음부터 연출하진 않았다”며 “영화를 전혀 모르는 한 어르신이 TV를 보다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느끼고 영화를 기획했다. 오랜시간 시나리오를 개발했고, 내가 중간에 들어와서 연출과 편집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감독은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다. 조폭 세계를 너무 멋있게 그렸고, 그런 작품들이 흥행했다”며 “우리 영화는 기존 조폭 영화들과 다르다. 우상화하려 하지 않았다. 최대한 드라마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그런 부분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얼굴없는 보스’에서 행복한 보스가 되고 싶었던 남자 권상곤을 연기한 배우 천정명./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얼굴없는 보스’에서 행복한 보스가 되고 싶었던 남자 권상곤을 연기한 배우 천정명./ 조준원 기자 wizard333@
천정명은 극 중 행복한 보스가 되고 싶었던 남자 권상곤을 연기했다.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기존에 내가 했던 작품과는 달랐다”며 “남자다운 이야기라 해보고 싶었다. 평소에 느와르 장르를 좋아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다. 장르 특성상 캐릭터에 맞춰서 동글동글한 이미지를 보여 드렸다”면서 “이번 영화는 느와르 장르여서 날카롭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가 연기한 상곤이 복싱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체중도 줄였다”며 “액션 연습을 많이 해서 웬만한 액션은 대역 없이 소화했다”고 밝혔다. 액션 연기를 하는 데 체력적으로 부담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강도 높게 훈련했는데 체력적으론 힘들지 않았다”며 웃었다.

영화 ‘얼굴없는 보스’에서 ‘보스의 여자’ 정민정으로 분한 배우 이시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얼굴없는 보스’에서 ‘보스의 여자’ 정민정으로 분한 배우 이시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시아는 보스의 여자 정민정을 연기했다. 극중 정민정은 상곤과 부부로 생활하기까지 10년 넘는 세월을 함께했다. 상곤은 건달인데 민정은 판사에서 변호사까지 법조인으로 살고 있다. 그는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인사 드린다. 설레고 기쁘다”며 “영화가 잘 나온 것 같다. 보면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시아는 “기존 조폭 영화들과 다르다. 멋있게만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많은 분들이 (조폭) 세계에 대해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내가 연기한 민정은 법조계에서 일하면서 건달인 남자친구와 10년 넘게 함께 한다. 연기로 많은 걸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영화 ‘얼굴없는 보스’에서 조직 보스의 히든카드 영재로 등장하는 배우 김도훈./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얼굴없는 보스’에서 조직 보스의 히든카드 영재로 등장하는 배우 김도훈./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 영화에는 ‘히든카드’가 있다. 신인배우 김도훈이다. 극 중 조직 보스의 히든카드로 등장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는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며 “떨리지만 재미있다”고 했다. 노출 연기도 선보이는 김도훈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노출이 맞나 싶었다”며 “장면과 관련해 다른 중요한 게 많아서 노출 고민은 안 했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상의 후에 노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도훈은 “두려운 건 없었다. 노출에 대한 두려움 보다 연기로 꼭 해야 될 부분이 있어서 그 쪽에 신경 썼다. 사실 추운 게 더 힘들었다”며 웃었다.

천정명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착하게 살자’고 생각했다. 교도소에서 촬영할 때, 사실이 아닌데도 답답하더라. 갇힌 공간에서 오랜 시간 살아야하는 것이 썩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고 했다.

송 감독은 건달 생활을 청산하려는 천정명이 불량 청소년들과 대면하는 모습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천정명이 조직을 떠나는 심경이 담겨있다. 술을 마시고 고등학생들에게 했던 이야기, 그 말이 우리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청소년들에게 ‘조직 폭력배에 대한 꿈을 깨라’ 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천정명, 진이한, 이시아 등이 열연한 ‘얼굴없는 보스’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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