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82년생 김지영'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젠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은 28일 14만242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126만2900명이다.

이로써 지난 23일 개봉한 '82년생 김지영'은 6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개봉 전 젠더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 속에서 '평점 테러'를 당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에 태어나 2019년 현재를 살아하는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그 과정에서 사회에 만연한 여러 차별과 억압이 표현되는데 이것이 페미니즘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남녀를 구분짓는 이분법적 관점으로 영화를 평가하기도 했다.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흥행 질주를 하고 있지만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한 모양새다. 축구해설가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 등이 관람 후기를 올리자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이혜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82년생 김지영' 포스터를 올리고는 "뒤에 계신 분들이 너무 우셔서 그거에 또 눈물이"라면서 "많이 힘드셨구나. 나랑 같은 마음이겠구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엄마나 봐야겠다. 난 왜 우는지 모르겠네'라고 하는 언니들. 맞다. 그런 것 같다. 내가 아니면 모른다. 누구에게 알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남편도 이건 모른다. 이건 경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혜원의 관람 소감을 두고 네티즌들은 댓글로 설전을 펼쳤다. 이혜원을 향한 악플도 쏟아졌다. 결국 이혜원은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김나정 아나운서 /사진=인스타그램
김나정 아나운서 /사진=인스타그램
이후 김나정 아나운서도 29일 '82년생 김지영' 관람 소감을 밝혔다. 그는 SNS에 "여자로 태어나 살면서 이 영화처럼 남자, 여자가 불평등하고 매사에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살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적었다.

그는 "여자로 살면서 충분히 대접 받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것들도 너무 많은데 부정적인 것들에만 주목해 그려 놓은 영화 같다는 생각"이라며 "여성을 온통 피해자처럼 그려놓은 것 같아 같은 여자로서 불편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화여대를 나왔는데 학교 다닐 때도 남자랑 여자랑 애초에 다르게 태어났는데 정당한 평등이 아니라 '이상한 평등'을 외치면서 유난스럽게 싸우는 페미니스트들이 정말 이해가 안 가곤 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도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김나정 아나운서는 추가로 글을 게재하며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나의 의견은 페미니즘이나 영화 자체에 대해서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회 문제로까지 번진 논란에 대해 방송인 타일러도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tvN '김현정의 쎈터:뷰'에 출연해 "왜 싫어할까 싶더라.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게 안 보였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을 뿐 뭐가 그렇게 논란거리인가 싶었다. (논란이) 공감이 안 되더라"고 일침을 날려 눈길을 끌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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