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 첫 회./ 사진=방송화면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 첫 회./ 사진=방송화면
OCN 새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이 지난 18일 베일을 벗었다. 가상의 조직인 ‘국가인권증진위원회’을 중심으로 이요원, 최귀화, 장현성, 오미희, 김주영, 이주우 등 개성 있는 인물들이 등장해 쫄깃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첫회에서부터 인권위 총괄조사과 조사관 한윤서(이요원 분)의 활약이 펼쳐졌다. ‘비인권 검사’로 낙인 찍혀 국가인권증진위원회에 발령 받은 최귀화가 한윤서와 공조를 시작했다.

한윤서는 극 초반부터 시원한 사이다 활약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기 대선의 유력 후보인 최종복 다산시장이 비서를 성희롱한 혐의를 입증했다.

“증거를 가져오라”며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시장에게 진짜 ‘증거’를 가져다 안겼다. 자신의 처지 때문에 입을 열지 못하던 시장의 운전기사를 설득해 진술을 확보했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차량 블랙박스에 녹음된 음성파일까지 얻었다.

이 모든 상황에서도 증인인 운전기사와 피해자인 비서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윤서가 활약한 인권위는 대선 후보에게 한방 먹인 사건을 계기로 더욱 존재감이 커졌다.

한편 검찰의 내부 비리도 눈감아주지 않는 등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검사 배홍태(최귀화 분)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속, 기물파손, 경찰 폭행까지 불사하는 바람에 ‘막무가내 행동파’ ‘비인권 변호사’로 낙인 찍혀 인권위로 강제 파견됐다.

배홍태가 인권위에 합류하자마자 새로운 조사가 시작됐다. 태운노조 정책국 조합원 소지혜가 같은 노조 정책국 국장 이은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진정을 넣은 것.

한윤서는 진정인과 피진정인을 차례로 만나 조사했고, 인권위 경험이 없는 배홍태는 옆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입장은 엇갈렸고 한윤서는 갈등했다. 진정인인 소지혜는 성추행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라는 한윤서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봐달라며 하소연했다.

배홍태는 한윤서에게 “성추행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이 있으면 명확한 증거가 없어도 그 진술과 정황만으로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윤서는 “얼마 전 여중생 성희롱 사건 때 피해 학생의 진술만 믿었다가 선생님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었다”고 말했다. 인권위가 경찰, 검찰과 달리 ‘인권’을 위해 더욱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진정인과 피진정인 모두 언론을 이용한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진정인 소씨, 상황재현 요구한 인권위 2차 피해 주장’ ‘정치에는 사이다, 기업에는 고구마…인권위의 두 얼굴’ ‘피진정인 이씨, 인권위 심문에서 정신질환자 취급 당했다’ 등 기사들이 쏟아졌다. 조사는 난항에 빠졌다. 그사이 진정인 소씨가 “증거를 가져왔다”며 인권위를 다시 찾아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했다.

‘달리는 조사관’./ 사진제공=OCN
‘달리는 조사관’./ 사진제공=OCN
‘달리는 조사관’은 가상의 조직인 ‘국가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들이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했던 억울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싸워 나가는 이야기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직장 내 괴롭힘, 갑질, 성차별 등 인권 침해 관련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지만 무관심 속에 외면 당하곤 했던 인권에 주목한다.

첫 회에서는 인권위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사건의 본질을 파악,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와 피해자간 서로 다른 입장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쫄깃한 전개를 이어갔다. ‘내가 조사관 이라면 어떻게 판단할까?”라는 질문을 시청자에게 던지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요원은 철저히 중립을 지키는 냉철한 원칙주의자 조사관 한윤서 자체가 돼 밀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큰 표정 변화 없이 일정한 목소리 톤으로 인물을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검사 출신 조사관 배홍태로 분한 최귀화는 그간 주로 연기해던 악역 이미지를 벗고 진중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이요원과 최귀화의 이른바 ‘톰과 제리’ 케미가 재미를 줬다. 이요원이 연기한 한윤서는 드러난 사실만으로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한다. 최귀화가 연기한 배홍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한 직진한다. 이처럼 전혀 다른 성격과 조사 방식을 가졌지만, 진실을 향해 달린다는 점에선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다. 두 사람의 특별한 공조가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 마치 예능을 보는 듯 주요 장면마다 자막으로 색다른 재미를 줬고 장현성, 이주우 등 조연 배우들이 깨알 같은 코믹 연기로 웃음을 안겼다.

현실적인 사건으로 공감을 주는 ‘달리는 조사관’이 OCN 수목극 중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전작 ‘미스터 기간제’를 넘어설 지 관심이 쏠린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