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아육대' 올해 10주년 맞아
부상 및 장시간 녹화 지적에도 꿋꿋
'아육대', MBC 명절 시청률 효자 노릇
10년째 못 버리는 흥행보증수표
MBC '아육대' /사진=MBC 제공

MBC '아육대' /사진=MBC 제공

MBC '아육대'가 어느덧 열 살이 됐다.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였던 2010년 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작부터 대성공을 거두더니 이제는 명불허전 대표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인기 콘텐츠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아육대'의 10주년은 만인의 뜨거운 축하를 받는 것이 아닌 MBC만의 '자축'에 가까워보인다. 부상, 장시간 녹화 등에 대한 지적이 수년간 이어져오고 있지만 명쾌한 해결책 하나 나오지 않은 탓일테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육대'는 MBC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의 선발주자로 12, 13일 양일 출격한다. 하루에 3시간 씩, 이틀 간 총 6시간 전파를 탄다. 명절 때마다 MBC의 시청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덕에 편성 역시 온 가족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오후~저녁 시간대를 꿰찼다.

추석을 앞두고 MBC는 '10번째 페스티벌, 모두의 아육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아육대'의 10번째 생일을 홍보했다. 그리고 지난달 12일 시작된 녹화에는 무려 44개의 그룹, 231명의 아이돌들이 참여했다. 이를 두고 MBC는 '10주년 아육대'의 화려한 라인업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렇다면 정말 '아육대'는 모두의 축제인 것일까. 안타깝게도 많은 팬들이 이 부분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다. 그간 '아육대'에 참여한 다수의 아이돌들은 부상으로 고생을 했다.

마마무 문별은 육상 경기 도중 넘어져 턱과 무릎을 다쳤고, 샤이니 민호는 허들 경기 중 넘어져 허리 통증을 호소한 바 있다. 또 방탄소년단 진은 풋살 경기 중 상대팀 선수와 부딪혀 코피를 쏟았으며, 레오는 태클로 인해 전치 6주 진단을 받기도 했다. 특히 AOA 설현은 컬링 연습 중 스톤에 무릎을 부딪혀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팀 활동을 일시 중단하는 불상사를 겪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아육대' 참가 아이돌들의 부상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MBC는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부상 위험도가 높은 종목들을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이에 올 추석에 추려진 종목은 육상, 양궁, 씨름, 투구, 승부차기, e스포츠, 승마까지 총 7개다. 새로운 종목으로 e스포츠(배틀그라운드)와 승마가 채택됐으며, 한동안 폐지됐던 씨름이 부활했다. 번외 경기로는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린다.

e스포츠, 투구, 멍때리기 등으로 보아 '아육대'의 신설 종목이 위험성의 최소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에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승마의 채택은 다시금 모순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아이돌들의 안전을 우선 순위에 둔 종목 선정이 맞는지 재차 의심을 갖게 만든다.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 /사진=MBC 제공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 /사진=MBC 제공

안전 사고 외에 또 다른 문제로 거론되는 것은 '아육대'가 지닌 갑의 포지션이다. 그간 '아육대'는 다수의 '체육돌'을 발굴해내며 스타 등용문으로 떠올랐다. 육상에서 크게 활약한 구하라는 '구사인볼트'라는 별명을 얻었고, 우주소녀 성소는 압도적인 리듬체조 실력으로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씨스타 출신 보라와 샤이니 민호도 남다른 승부욕과 놀라운 운동 신경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이돌들은 '아육대'를 통해 보통 이상의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준비 과정을 겪는다. 활동 중에도 스케줄을 쪼개 '아육대'만을 위한 훈련의 시간을 갖는다. 이는 눈에 띄는 실력을 겸비해 많은 분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실력이 좋아도 화제성이 떨어지거나 임팩트가 없으면 이 마저도 하늘의 별 따기다. 육상의 경우 결승인지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경기가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반면 녹화시간은 하루를 꽉 채운다. '아육대' 녹화는 아침 일찍 시작해 밤 늦게 끝나는 살인적 스케줄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참가 아이돌들은 물론, 자리를 지키며 응원을 보내는 팬들까지도 강도 높은 체력을 요구 받는다.

쾌적한 녹화 환경을 보장받을 수도 없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신인의 경우 화장실도 편하게 마음대로 가기 어렵다. 연예인들이 자리에 없으면 카메라가 풀샷을 잡을 때 비어보인다는 이유로 계속 눈치를 받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출연해 하루종일 녹화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로 '아육대' 폐지 목소리는 매년 더 높아만 갔다. 하지만 MBC는 동요 없이 10년째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 비해 시청률이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육대'는 MBC의 명절 시청률에 없어서는 안 되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결국 팬 기피 1순위 프로그램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흥행보증수표이기에 버리지 못하는 형국인 셈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럼에도 '아육대'는 역시나 '고(GO)'를 외쳤다. 각종 비판 여론 속에서 열리는 '아육대' 10주년 축제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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