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나쁜녀석들:더 무비' 스틸
/사진=영화 '나쁜녀석들:더 무비' 스틸
"캐릭터성과 액션에 방점을 두고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영화 '나쁜 녀석들 : 더 무비'를 연출한 손용호 감독의 일성이다. 이름만 들어도 대중들을 설레게 한 웰메이드 드라마 OCN '나쁜 녀석들'이 스크린으로 돌아왔지만 감독의 구상이 도드라진 부분은 찾기 힘들다. 설명을 위한 문어체 대사가 만연했지만, 캐릭터를 강조하기에는 부족했고, 이미 높아진 관객들의 수준을 충족할만한 차별화된 액션도 찾기 힘들었다.

'나쁜 녀석들 : 더 무비'는 교도소 호송 차량이 전복돼 최악의 범죄자들이 탈주하자 수감 중이던 범죄자를 교도소에서 빼내 탈주범과 배후세력을 검거하는 범죄액션활극이다. 드라마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긴 나쁜 놈들이 더 나쁜놈들을 검거한다는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고, '미친개' 오구탁(김상중)과 '전설의 주먹' 박철웅(마동석)이 극을 이끈다.

드라마를 통해 이미 세계관이 구축된 만큼 '나쁜 녀석들 : 더 무비'은 배경 설명에 많은 공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TV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었을 터. 캐릭터와 더욱 스케일이 커진 액션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 부분이 엿보였지만,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을 자아냈다.
/사진=영화 '나쁜녀석들:더 무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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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탁과 박철웅의 캐릭터 역시 그대로였다. 거친 카리스마의 오구탁, 진지하지만 유머러스한 박철웅은 원작을 본 사람들에겐 반가움을, 그렇지 않은 관객들에도 친숙하게 극의 몰입을 이끈다.

이들을 연기하는 김상중과 마동석의 연기 역시 매끈하다. 하지만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는 전개가 이들의 연기가 내뿜는 기운을 꺾는다.

여기에 과도하게 유머가 강조된 박철웅 역시 각각의 캐릭터들이 균형을 맞추며 묘한 긴장감을 줬던 드라마와 다르다. 이미 많은 작품에서 인정받은 마동석표 개그가 쉼 없이 터지지만, 원작을 생각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포인트다.
/사진=영화 '나쁜녀석들:더 무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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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캐릭터들 역시 극의 활력을 불어넣기엔 역부족이었다. '감성 사기꾼'으로 소개된 곽노순(김아중)은 유일한 여성 멤버로 팀의 브레인을 자처했지만, 요즘 관객들이 '극혐'하는 '민폐여주' 요소도 아슬아슬하게 보여준다. 아픔을 갖고 있는 '전직 형사' 고유성(장기용)의 서사 역시 새롭지 않다.

탄탄하게 쌓아간 캐릭터의 매력이 약한 상태에서 마지막엔 어느 액션 영화와 마찬가지로 최후의 결전이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도 긴장감 따윈 없다. 반복된 우연과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들의 향연 때문.
/사진=영화 '나쁜녀석들:더 무비' 스틸
/사진=영화 '나쁜녀석들:더 무비' 스틸
드라마의 깊이나 긴장감은 날려버리고 액션 영화의 가벼움을 따르려 했지만, 그마저의 통쾌함이나 시원함도 살리지 못한 채 그저그런 액션 영화가 돼 버렸다.

영화 말미엔 시즌2를 고려한 부분이 등장하지만, '나쁜 녀석들:더 무비'가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도 속편이 제작될 수 있을지, 도전의 과정은 험난해 보인다.

오는 11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15세 관람가.

조준혁 한경닷컴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