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올해 배급작 모두 흥행
'엑시트' 개봉 2주 만에 600만 돌파
'극한직업' '기생충' 천만영화 대열
'사바하' '걸캅스' 손익분기점 넘겨
CJ ENM이 투자·배급한 재난영화 ‘엑시트’가 개봉 14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엑시트’는 이날 오전 누적 관객 603만5285명을 기록했다. 이 영화는 지난달 31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봉오동 전투’가 지난 7일 개봉하자 잠시 2위로 밀려났다가 1위를 다시 탈환했다. 전날 기준으로 ‘봉오동 전투’와 간발의 차이로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엑시트’는 관객과 평단의 고른 호평을 받으며 흥행세가 지속되고 있어 8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봉 14일 만에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엑시트’.

개봉 14일 만에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엑시트’.

CJ 올해 개봉작 모두 ‘흥행’ 진기록

CJ ENM은 이로써 올 들어 투자·배급한 영화 다섯 편 모두를 흥행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올초 개봉한 ‘극한직업’은 1626만 명을 동원하는 메가 히트를 기록했고 ‘기생충’(1007만 명)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프리미엄을 업고 ‘천만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사바하’(239만 명)와 ‘걸캅스’(162만 명)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총제작비 131억원을 투입한 ‘엑시트’도 손익분기점(350만 명)을 뛰어넘었다.

CJ ENM의 상반기 영화사업 매출은 1719억원, 영업이익은 28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CJ ENM이 영화사업을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다. ‘엑시트’의 흥행 실적을 반영하면 이달 말까지 누적으로 영업이익이 4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CJ ENM의 영화사업부문이 지난 3년간(2016~2018년) 연속 적자를 지속한 것을 감안하면 ‘급반전’이다. 올해 다섯 편의 이익 규모는 3년간 누적 적자 338억원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명균 CJ ENM 한국영화사업부장은 “기복이 심한 사업인데 운이 따랐다”며 “급변하는 관객 취향을 분석해 기존 문법에서 탈피한 작품을 선택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엑시트'도 대박…CJ 영화 5편 연속 흥행 질주

관습 탈피해 새로움에 도전 ‘주효’

CJ ENM의 올해 흥행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선한 소재’와 ‘시의적절한 사회적인 코드’다. ‘엑시트’는 비장한 재난영화의 관습적인 코드를 탈피해 새로운 문법의 한국형 재난영화를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기존 재난영화와는 달리 악역이 없고, 무겁지 않으며, 웃음으로 긴장을 이완시켜준다. 또 주인공을 통해 ‘청년백수’ 문제를 적절히 짚어냈다.

연초 대박을 거둔 ‘극한직업’은 수사극을 보다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소상공인의 애환을 담아냈다. ‘사바하’는 불교와 무속신앙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오컬트(악령을 쫓아내는 이야기) 영화라는 점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기존 오컬트 영화와 차별화했다. ‘걸캅스’도 국내에선 보기 힘든 여성 투톱 영화로 한국 사회의 핵심 의제라고 할 수 있는 ‘여성주의’ 흐름을 반영했다. ‘기생충’은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격차라는 주제를 재미있는 가족 이야기로 풀어냈다. 무엇보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 전 세계인들과 감정을 공유했다.

품질 기준 강화로 연간 투자 편수 줄여

CJ ENM은 3년 전 영화사업부문에 합리적인 투자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했다. 연간 10편 이상 투자·배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10편 미만으로 줄였다. 품질 기준을 강화해 제작 편수를 적정하게 유지한 것이다. 이에 때라 배급 편수가 2016년 12편에서 2017년부터 올해까지 9편으로 줄었다. 비수기와 성수기 시즌별로 예산 한도도 조정해 100억원 이상 대작을 자연스럽게 줄였다. 올해 배급작 중 100억원 이상 투입된 작품은 ‘기생충’과 ‘엑시트’ 두 편이다.

투자 결정 단계도 이원화했다. 투자팀이 후보를 선택하면 사내 다른 분야 인사들로 구성한 ‘제작투자회의’에서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짓는다. 임 부장은 “구체적으로는 ‘온리원(only one)’과 ‘웰메이드’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지닌 콘텐츠에 집중했다”며 “조직원들이 절박함으로 힘을 합쳐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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