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29초영화제 시상식
국토부·LH·한경 공동주최

김세현 감독 '그래…' 대상 차지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박시현
‘도시재생 29초영화제’ 시상식이 16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안충환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맨 뒷줄 왼쪽 세 번째), 한병홍 LH(한국토지주택공사) 도시재생본부장(다섯 번째), 박성완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여섯 번째)이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도시재생 29초영화제’ 시상식이 16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안충환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맨 뒷줄 왼쪽 세 번째), 한병홍 LH(한국토지주택공사) 도시재생본부장(다섯 번째), 박성완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여섯 번째)이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 남자가 높은 곳에서 동네를 내려다보며 소리 지른다. 동네엔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많다. “건물이 노후되면 철거해야지. 새로 지어야지. 우리도 잘 살아봐야 될 거 아냐.” 그러자 곁에 있던 한 여자는 목소리 높여 반박한다. “사람이 나이 들면 꼭 죽어야 되고, 다시 태어나야 되는 거니? 병들고 나이 들어도 고쳐서 제대로 잘 살 수 있는 거잖아. 건물도 사람과 똑같아.” 이야기를 듣던 남자의 표정이 갑자기 달라진다. 그는 깨달음을 얻은 듯 확신에 찬 목소리로 외친다. “그래, 도시재생 뉴딜로 잘 살아보자.”

'보존과 혁신의 마술' 도시재생…온기·생기 가득한 영상미에 갈채

김세현 감독이 ‘도시재생 29초영화제’에 출품한 ‘그래, 도시재생 뉴딜로 잘 살아보자!’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16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청소년부 포함 통합대상)을 차지했다. 시간이 흘러 낡고 허름해진 건물도 사람처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로 호평받았다. 심사위원들은 “기존의 것을 허물지 않고 잘 보존하면서 도시를 활성화하는 ‘도시재생 뉴딜’ 정책의 의미를 정확하면서도 쉽게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도시재생 29초영화제’에는 각자 자신이 사는 동네 곳곳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도시재생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출품됐다. 이번 영화제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취지를 알리고 의미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도시재생 뉴딜은 오래된 건물, 골목길, 전통시장 등의 기존 형태를 보존하면서 주민이 원하는 공공시설과 편의시설을 공급한다.

이번 영화제는 ‘내가 사는 우리 동네 이야기’란 주제로 지난달 3일부터 이달 8일까지 공모를 진행했다. 출품작은 일반부 278편, 청소년부 19편 등 총 297편으로 이 중 10편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정책적 메시지를 명확하게 담은 작품부터 뛰어난 영상미를 통해 도시재생으로 변화된 아름다운 동네를 비춘 작품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은 우수작이 출품됐다.

'보존과 혁신의 마술' 도시재생…온기·생기 가득한 영상미에 갈채

일반부 최우수상은 김성신 감독의 ‘매일이 외출하기 좋은 날’이 차지했다. 카메라는 머리가 희끗한 한 할머니를 비춘다. 할머니는 화장도 곱게 하고 선글라스도 끼고 외출 준비를 한다.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계단을 내려가려 한다. 계단이 많아 힘들 것 같지만 할머니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계단 중간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신이 나서 몸을 경쾌하게 흔든다. 도시재생이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점을 담아냈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다시, 재생하기’를 만든 박시현 감독(강원애니고)에게 돌아갔다. 한 여학생이 동네 곳곳의 변화된 풍경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그냥 지나쳤던 벽에 예쁜 그림이 그려지면서 눈길이 가기 시작한다. 벤치 뒤엔 큰 나무가 심어져 더 시원해졌고, 음침했던 휴식 공간은 아담한 도서관으로 변했다. 동네의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편안하게 했다. 박 감독은 그 변화를 담아 “늘 조마조마하던 마음은 어느 새 넓어졌습니다”고 표현한다.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안기표 감독의 ‘참 살기 좋은 우리 동네’는 반전의 묘미와 정책적 의미를 적절하게 담아냈다. 영상은 24년 동안 한 동네에 살았던 여성이 “저희 동네는 참 살기 좋은 동네예요”라고 자랑하며 시작된다. 그는 동네에 맛집도 많고 교통도 편리하며, 밤길도 안전하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여성이 찾아간 식당들은 문을 닫았고 버스도 잘 오지 않는다. 가로등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밤길을 다니며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집에 돌아온 여성은 동네를 자랑하던 글을 쓰다 지운다. 그러고는 “저희 동네는 재생이 필요합니다”고 건의하는 글을 쓴다.

한강미디어고에 재학 중인 안윤진 감독도 동네 밤길의 변화를 담은 ‘가로등’으로 청소년부 우수상을 차지했다. 수업을 늦게 마친 한 남학생은 친구에게 집까지 같이 가달라고 한다. 친구가 “집에 혼자 가기 무섭냐”고 묻자 “아니거든”이라고 답하고 돌아선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집에 같이 가준다고 하자, 웃으며 거절한다. 그때와 달리 그 길엔 환한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국토교통부의 안충환 국토도시실장, 조인창 도시재생사업기획단 팀장과 LH의 한병홍 도시재생본부장, 문정만 도시재생계획처 부장이 참석했다. 한국경제신문의 박성완 편집국 부국장, 심재문 편집국 건설부동산부 부국장도 함께했다.

수상자와 가족 300여 명도 참석했다. ‘상상더하기’ ‘아로아로’ 등을 부른 걸그룹 라붐이 축하 공연 무대에 올라 시상식의 열기를 더했다. 수상자들에겐 일반부 대상 700만원 등 총 15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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