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방도령' 배우 정소민
판씨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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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극의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으로 익숙한 정소민이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에 입성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남대중 감독의 영화 ‘기방도령’에서다. 정소민은 양반과 상민, 남녀의 차별을 부당하게 여기는 등 의식이 깨어있는 양반가 규수 해원 역을 맡았다. 데뷔 후 첫 사극 연기가 힘들었을 법도 한데 그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현실에 살고 있는 제가 조선시대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거잖아요. 그 경험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현장에 가니 집에서 상상하며 연습한 것과는 달랐습니다. 미술, 의상, 분장 등 모든 것이 조선시대 배경으로 세팅돼 있었으니까요. 그 장소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어요. 사극에, 조선시대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이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기방도령’은 폐업 위기에 처한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된 꽃도령 허색(이준호 분)이 조선 최고의 여심 스틸러로 등극하면서 벌어지는 코믹 사극이다. 어느 날 허색은 우연처럼, 운명처럼 해원과 마주친다. 극 중 허색이 첫눈에 반할 만큼 한복을 입은 정소민의 자태는 곱다. 또한 한복이 익숙한 듯 참 편안해 보인다.

“고등학교 때 한국무용을 전공해서 3년 내내 한복을 더 많이 입고 지냈어요. 한복이 제 몸에 편해서 데뷔 초부터 사극을 빨리 해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늦게 첫 사극을 하게 됐네요. 9년 만에.”

정소민은 노동석 감독의 영화 ‘골든슬럼버’(2018)에서도 무용을 한 경험이 반영된 인상적인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당시 두 달 정도 액션 스쿨을 다녔는데 유연성에 관한 한 걱정할 게 없어서 유연함이 돋보일 수 있는 동작들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소민이 캐스팅되면서 작은 체구의 여자가 강동원처럼 큰 사람을 제압할 수 있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로 액션 콘티가 바뀌었다고 한다. 정소민은 “의외로 액션이 저랑 잘 맞고 재미있었고, 희열감도 있었다”며 “나중에 꼭 제대로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실 정소민은 숱한 감정 연기 중에서 설레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유독 강하다. 그에게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 역할이 많이 들어오는 이유가 아닐까.

“거의 모든 작품에서 로맨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상대 배우를 만났을 때, 항상 그 사람의 장점을 많이 보려고 노력해요. 상대 배우를 남자로서뿐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애정을 가지고 보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그 사람의 좋은 점들을 계속해서 찾고, 또 많이 보려고 집중하다 보니까 연기할 때 그런 것이 녹아나는 것 같아요.”

박미영 한경텐아시아 기자 stratus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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