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제72회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선균, 이정은, 조여정, 장혜진, 박소담, 최우식, 봉준호 감독. /사진=칸영화제 페이스북 캡처
제72회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선균, 이정은, 조여정, 장혜진, 박소담, 최우식, 봉준호 감독. /사진=칸영화제 페이스북 캡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은 레드카펫에 서서 기쁜 마음을 전했다.

21일 오후 9시 30분(현지시간) 칸영화제 메인 상영관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는 ‘기생충’의 공식 상영 전 레드카펫 행사가 치러졌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장혜진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기생충’은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이번 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레드카펫에는 국내외 수백여 명의 기자들이 모여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2300석이 넘는 극장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들은 팻말을 들고 티켓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다.

봉 감독은 레드카펫 현장 인터뷰에서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을 때 칸영화제에서 가장 처음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고 흥분되는 일”이라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10년 만에 다시 왔는데 올 때마다 긴장되면서도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봉 감독이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건 2006년 5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괴물’을 시작으로 ‘도쿄!’ ‘마더’ ‘옥자’에 이어 다섯 번째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2017년 ‘옥자’ 이후 두 번째다. 송강호는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에 이어 ‘기생충’으로 10년 만에 칸을 찾게 됐다.

제72회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봉준호 감독. /사진=칸영화제 페이스북 캡처
제72회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봉준호 감독. /사진=칸영화제 페이스북 캡처
두 사람은 ‘괴물’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기생충’ 등 네 작품을 함께 했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워낙 오랫동안 같이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많이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눈빛 만으로 (알 수 있다)”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다섯 번째 작품을 같이 할 것이냐는 물음에 봉 감독은 “내년에 하겠다”고 넉살을 피웠다. 또 칸에 올 것이냐는 질문에는 “불러주면 오지 왜 안 오겠냐”며 즐거워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에 대해 “인간에 관한 영화다. 당신이나 나같은 인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간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인간을 깊이 보다 보면 정치, 역사가 다 나온다. 하지만 결국 가족의 영화라 말하고 싶다. 두 가족의 미묘한 뉘앙스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정치 영화이기 이전에 가족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예상하는 관객의 반응에 대해서는 “내 영화를 아무리 많이 본 분들이라도 이번 영화 보면 놀랄 것이다. 영화 되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BBC는 이번 칸영화제에서 반드시 봐야할 10대 영화로 ‘기생충’을 꼽았다. 칸영화제 마켓에 마련된 영화 판매 부스에는 전세계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생충’은 이미 120개국에 선판매됐다. 오는 30일 국내외 일반 개봉을 앞두고 봉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세계 언론에 ‘스포일러 방지’ 편지를 남겨 화제가 됐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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