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명상 기자]
가수 겸 배우 박유천. / 텐아시아 DB
가수 겸 배우 박유천. / 텐아시아 DB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가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유천 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박씨는 이날 오전 9시 57분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앞에 나타났다. 박씨는 취재진에게 “있는 그대로 성실하게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기존 입장처럼 마약 혐의 부인하느냐”, “황하나 씨는 왜 만났나”라는 질문에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경찰청으로 들어갔다.

박씨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가 올해 초 구매한 필로폰을 황씨의 자택 등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2015년 5∼6월, 9월에 이어 올해 2∼3월 서울 자택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로 지난 6일 구속됐다.

경찰조사에서 황씨는 “2015년도 이후에 마약을 끊었는데 2018년 후반부터 올해까지 박유천 씨의 권유로 마약을 다시 시작했다”면서 “심지어 잠든 내게 몰래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박유천 씨는 마약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코 마약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황하나 SNS 갈무리
황하나 SNS 갈무리
하지만 경찰은 황하나 씨 진술이 구체적이며 일관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16일 박씨의 경기도 하남 자택과 차량,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마약 투약 여부 판정을 위한 박씨의 소변 간이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박씨의 모발과 소변 등에 대한 정밀 마약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마약 간이검사는 최근 1주일 이내 마약을 투약한 경우에만 검출되지만 정밀 검사는 약 1년간의 마약 투약 혐의를 밝혀낼 수 있다. 황하나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마약 정밀 검사에서 박씨는 양성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만일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더라도 경찰은 혐의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경찰은 황씨의 진술이 구체적이며 일관성이 있어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통신 수사를 통해 드러난 박씨의 동선이 황씨가 주장하는 내용과 대부분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결별 이후에도 올해 초까지 두 사람이 자택에서 만나는 모습이 담긴 CCTV도 확보했다. 지인들도 황 씨와 비슷한 진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은 마약 정밀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오더라도 박씨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박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2017년 황하나 씨와 결혼을 발표한 바 있다. 박씨는 당시 4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으나 이후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몇 차례 결혼을 연기한 후 이듬해 5월 결별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