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포스터
/사진=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포스터
"마블에게 한국은 아주 중요합니다."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대표가 지난해 '어벤져스:인피니트 워' 행사를 통해 전한 영상메시지다.

케빈 파이기 대표는 올해엔 아예 '어벤져스:엔드게임' 군단과 함께 오는 14일 한국을 찾는다.

케빈 파이기 대표와 '어벤져스:엔드게임' 주요 출연진이 참석하는 아시아 프로모션은 오직 한국에서만 진행된다. 또한 오는 24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개봉한다. 이쯤 되면 마블이 한국을 특별 취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블은 왜 한국을 각별하게 생각할까.

한국은 마블에게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한 곳으로 꼽히다. '어벤져스' 시리즈만 놓고 보더라도 2012년 4월 개봉한 '어벤져스'가 700만 관객을 동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8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까지 모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내 누적 관객수만 2870만 명에 달한다.

'어벤져스' 시리즈 외에 단독 솔로 무비들도 인기를 모았다. 올해 3월 개봉한 '캡틴 마블'까지 마블은 한국에서 영화 입장권 판매로만 7억8000만 달러(한화 약 8400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파이기 대표 역시 "한국은 해외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며 "영화뿐 아니라 마블의 상품이나 게임 등 우리가 제작하는 작품들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케빈 파이기/사진=한경DB
케빈 파이기/사진=한경DB
한국 관객들의 마블 사랑은 '아이언맨'부터 시작됐다. 어둡고, 철학적인 세계관을 가진 '슈퍼맨', '베트맨'이 아닌 유쾌하고 인간적이며 심지어 돈까지 많은 '아이언맨'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2008년 4월 개봉 당시 4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은 '토르:천둥의 신', '퍼스트어벤져' 등 솔로 캐릭터 등을 차례로 소개하며 2012년 '어벤져스'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선보였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확장되는 마블 세계에 한국 관객들은 열광했다. 이는 관객수로 입증됐다.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의 첫 단독 솔로 무비였던 '토르:천둥의 신'은 2011년 개봉 당시 170만 명, '퍼스트어벤져' 51만 명을 동원하는 데 불과했지만, '어벤져스' 개봉 이후 2013년 선보인 '토르:다크월드'는 304만 명, 2014년 개봉한 '캡틴아메리카:윈터 솔져'는 396만 명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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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활약으로 극장 비수기도 사라졌다.

마블은 블록버스터 시즌이라 불리는 여름방학이 아닌 극장가에서 '비수기'로 불렸던 봄과 가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어벤져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그리고 '어벤져스:엔드게임'까지 시리즈 4편이 모두 4월 마지막주에 개봉했다.

이번에도 큰 경쟁작이 없는 만큼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최종 스코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사전 예매율만으로 100만 관객을 거뜬히 넘기는 몇 안 되는 작품이다. 때문에 다른 영화들도 알아서 피해가는 상황이다. '어벤져스:엔드게임' 개봉일은 관람료 할인이 가능한 '문화의 날'임에도 함께 개봉하는 작품은 해외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뿐이다.

몇몇 극장에서는 24시간 상영도 준비 중이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상영시간은 3시간 58초로 알려졌다. 역대 마블 영화 중 가장 길었던 전작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2시간 29분보다 30분 이상 길다.

상영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영 편성에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고심하게 됐다. 보통 2시간 상영 영화는 오전 8시부터 12시 안팎까지 하루에 6~7회 정도 상영한다. 하지만 3시간이 넘어가게 되면 회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24시간 상영 가능성을 염두하게 된 것. 실제로 지난해 4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도 일부 극장에서 24시간 상영된 바 있다.

"예고된 1000만 영화"라는 말과 함께 일각에서는 독과점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지난해 극장가 결산에 따르면 '어벤져스:인피니트 워'는 일별 최고 상영점유율은 77.4%였다. 40%이상 점유한 기간도 21일에 달했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아직 상영 시간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마블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반복된 싹쓸이 논란이 이번에도 반복되리란 관측이다. 몇몇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24시간 내내 '어벤져스:엔드게임'만 상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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