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기 싫어'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회사 가기 싫어'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회사 가기 싫어'가 직장인의 애환을 제대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2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에서는 초고속 승진의 전설 강백호(김동완)가 한다스 영업기획부에 들어와 조직의 운명을 책임질 M 문고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시 돌아온 한다스 직원들. 그 사이에 뉴페이스 신입사원 노지원(김관수)이 등장했다. 최영수(이황의) 부장은 새로 들어온 지원에게 "수첩을 파는 것이 네 꿈은 아니었을 거 아냐"라며 진짜 꿈에 대해 물었고, 지원은 "퇴직하고 세계여행 가는 것"이라고 대답해 한다스 직원들을 당황케 했다.

반면 KBS 다이어리 납품 건이 18원 차이로 떨어져 부서 합병설이 나도는 가운데 최영수 부장은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이제 부장 중에 50대는 너밖에 없다. 네가 사장이라면 누구부터 자르겠냐"는 이사의 말에 가족사진을 보며 고민스러워하는 영수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영수는 KBS 입찰 실패를 만회할 만한 새로운 영업 플랜으로 M 문고 프로젝트를 회의에서 추진하지만 "연필로 종이를 기록하는 시대는 갔다"는 강백호의 주장으로 사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졸대에 걸려 넘어지게 된 영수는 화를 내며 백호를 옥상으로 불러내 긴장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이가 좋아 보이는 둘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강백호는 M 문고 입점 프로젝트를 발 벗고 도와줄 것을 사원들 앞에서 약속했고, 직원들은 지난 밤 백호와 영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했다.

사실 지난 밤, 영수는 백호를 호기롭게 옥상 위로 불렀지만 본인을 도와서 M 문고 프로젝트를 완수시켜달라며 애원했다.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고 사라지고 싶다는 영수의 말에 백호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특히 시대에 뒤떨어지면 결국 버려질 수 없다는 두려움을 앉고 사는 중년의 직장인의 모습이 짠함을 유발하며 그 모습이 우리 자신 혹은 가족의 모습이 아닌지 새삼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회사 가기 싫어'는 유료가구 전국 기준 시청률 2.6%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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