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지난 27일 시작한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지난 27일 시작한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채시라, 김상중, 유동근의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은 MBC 수목드라마 ‘더 뱅커’가 베일을 벗었다. 안내상과 유동근의 권력 암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폐점 위기의 대한은행 공주지점장에서 뜻밖에 본점 감사가 된 노대호(김상중)와 다양한 캐릭터들이 극 전개에 궁금증을 남겼다.

지난 27일 방송된 ‘더 뱅커’는 은행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권력 암투와 그 가운데서 비리를 파헤치는 감사 노대호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날 방송된 1~2회는 서울 본점의 사건과 공주의 사건이 얽히면서 두 갈래로 펼쳐졌다.

대한은행 사격단 출신인 노대호는 멧돼지를 잡으며 등장했다. 농가에 출몰한 멧돼지를 잡은 그는 동네 사람들의 신망과 함께 적금 약속을 얻어냈다. 노대호는 시장을 돌아다니며 동네 사람들의 재정 상황을 파악했고, 은행 앞에서 날치기범을 잡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대한은행장 강삼도(유동근)의 책 출간 기념회가 열렸다. 각계 고위직들이 등장해 그에게 인사를 하는 가운데 부행장 육관식(안내상)의 권력 암투가 예고됐다. 특히 육관식은 기념회에 초대된 국회의원 정수찬(고인범)과 연계돼 있었다.

정수찬은 누군가로부터 강삼도의 책을 받았고, 이를 건네받은 정수찬의 비서는 책 속에 쪽지가 가리키는 세차장으로 향했다. 사과 상자 3개를 트렁크에 실었다. 육관식은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꼬리가 잡힌다”며 엑셀표를 보면서 공주지점에 차명계좌를 만들어 돈을 보관할 것을 권유했다. 그렇게 하면 당분간은 공주지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지 않겠다고 보장했다.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이후 공주에서는 도로에 5억이 뿌려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는 정수찬의 비서의 대포 차량이었다. 그는 차와 돈을 버리고 도주했다. 현장에는 서울에서 공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있던 노대호도 있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공주 지점에서 뉴스로 사고 소식을 알게 됐다. 서보걸(안우연)은 “보나마나 더러운 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를 알게된 육관식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받고 공주지점에 개설한 차명계좌를 포함해 관련된 계좌들을 찾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통화를 한 상대방은 ‘지점들을 통째로 없애라’고 그에게 지시했다. 육관식은 ‘전국지점 20% 감축안’을 내세웠다.

불법 자금 상황은 잘 모르는 한수지(채시라) 부장이 이를 도맡아 감축안을 내놨다. 하지만 육관식에게서 ‘강삼도의 측근인 도정자 전무(서이숙)의 라인을 정리해서 수정해 달라’는 이야기를 추가로 들었다. 이 과정에서 공주 지점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된 한수지는 노대호에게 현실적으로 은행의 실적을 올려줄 방법들을 제시했다. 강삼도 은행장이 한수지와 노대호의 통화 내용을 듣게 되기도 했다.

노대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주 지점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다. 공주지점은 수신(예금) 실적은 높지만 여신(대출)은 낮은 상태였다. 여신 비율을 단 기간에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대출이 필요했다. 이에 한수지가 한 기업을 추천해줬지만, 노대호는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대신 노대호는 지역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물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귀농부부와 농산물이 남아도는 마을 사람들을 협동조합으로 묶어 대출을 해주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본점 심사에서도 통과했다. 실적이 올라간 공주 지점은 위기에서 벗어나나 싶었지만 결국 폐점됐다. 한수지 또한 “공주지점이 왜?”라고 되물었다.

폐점된 곳의 행원들은 다른 곳으로 흩어지게 됐다. 대기 발령이 유력시됐던 노대호가 본점의 감사로 승진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와 함께 감축안을 실질적으로 실행한 한수지가 은행 본부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MBC ‘더 뱅커’ 방송 화면
‘더 뱅커’는 일본의 버블 경제 시대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 ‘감사역 노자키’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다. 시대와 공간을 현대와 한국 상황으로 옮겨 리메이크 했다. 은행이 무대라서 어려울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이야기는 권력 암투와 고위직의 비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각종 비리 가운데서 상황을 모른 채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수행하는 한수지와 노대호의 이야기가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남겼다.

첫 회에서는 채시라의 연기가 관전 포인트였다. 서울 본점과 공주 지점의 노대호를 연결해주면서 극 전개의 이해를 도왔고, 정확한 발음으로 극을 안내했다. 유동근은 아직 긴 호흡으로 등장하진 않았지만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연기, 의뭉스러운 캐릭터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상중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톤으로 연기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진지한 얼굴로 ‘아재개그’를 하면서 소소한 웃음을 안겼다. 안우연을 비롯한 은행 속 조연들의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은행과 관련된 사건들은 권력 암투와 노대호와 공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히며 어렵지 않게 전개됐다. 하지만 자금 세탁 등에 대한 상황, 왜 자금을 옮기던 차가 치였는지 등의 설명은 아직 불친절하다. 다음 회에서 설명될 전망이다. 공주를 배경으로 서민들과 함께 하며 분투하는 노대호의 이야기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고전적인 인상을 주었지만, 은행을 배경으로 한 사건들이 계속 궁금증을 자아내며 끝까지 극을 몰입하게 했다. 아직 출연하지 않은 배우 김태우, 신도현, 차인하 등과 함께 은행 본점에서 펼쳐질 다음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시청률은 아쉽다. 시청률 조사회사 ATAM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더 뱅커’ 1, 2회는 각각 2.08%, 2.39%를 기록했다. 동시간대의 KBS2 ‘닥터프리즈너’는 13.82%와 14.22%를, SBS ‘빅이슈’는 2.83%와 4.27%를 기록했다.

‘더 뱅커’는 오늘(28일) 오후 10시 3, 4회를 방송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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