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최수영(왼쪽부터), 일본 작가 요시모타 바나나,최현영 감독, 일본 배우 다나카 순스케가 25일 오후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최수영(왼쪽부터), 일본 작가 요시모타 바나나,최현영 감독, 일본 배우 다나카 순스케가 25일 오후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최수영이 유창한 일본어와 짙은 감성 연기로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노래부터 댄스, 연기, 뮤지컬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일본 만능 엔터테이너 다나카 순스케가 최수영과 호흡을 맞췄다. ‘키친’ ‘도마뱀’ 등으로 잘 알려진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한일 합작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에서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막다른 골목의 추억’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최수영, 다나카 순스케와 최현영 감독, 원작자 요시모토 바나나, 영화사 조아의 이은경 대표가 참석했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나고야에서 일하고 있는 애인을 찾아간 유미(수영)가 뜻하지 않은 이별을 겪은 뒤 막다른 골목에 있는 카페에 머물게 되는 이야기다. 지난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분에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지난 2월 일본 나고야를 시작으로 도쿄, 교토, 오사카 등 일본 곳곳에서 순차 개봉해 반복관람 열풍을 일으켰다.

최현영 감독은 ‘막다른 골목의 추억’을 통해 상업영화에 데뷔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에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던 그는 이날도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최 감독은 “나도 이 작품을 만났을 때 인생에서 막다른 순간이었다”며 “소설 속 인물처럼 자신이 느끼지 못한 순간에 자신을 살려줄 행복이 지나갈 수 있다는 걸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에서 실연에 빠진 유미로 열연한 배우 최수영./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에서 실연에 빠진 유미로 열연한 배우 최수영./ 조준원 기자 wizard333@
최수영은 극 중 4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실의에 빠지는 유미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첫 주연작이다. 영화 관계자들이 대표작이라고 농담 삼아 얘기하는데 내 연기에 부족함을 느껴서 대표작이라고 말하기엔 쑥스럽다”며 “원작 소설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세계관 자체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도 내 정서와 가장 잘 맞았다. 내가 이 작품을 통해 치유를 받았듯이 관객들도 힐링을 받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최수영은 또 유창한 일본어 실력에 대해 “12살 때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다. 그래서 운이 좋게도 일본어를 배울 수 있었다”며 “그때부터 막연하게 언젠가 일본어로 연기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 속 캐릭터가 한국 여성이라 발음이나 억양이 틀려도 용서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관객들도 납득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큰 부담이 없었다”며 “나중에 일본인 역을 연기한다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최수영은 “내가 하는 일이 모든 사람한테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의연해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치유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에서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 ‘엔트 포인트’의 주인 니시야마를 연기한 배우 다나카 순스케./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에서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 ‘엔트 포인트’의 주인 니시야마를 연기한 배우 다나카 순스케./조준원 기자 wizard333@
다나카 순스케는 유미가 머무르는 카페 겸 게스트 하우스 ‘엔드 포인트’의 주인인 니시야마를 연기했다. 다나카 순스케는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너무 기뻤다”며 “내가 하루에 한 편을 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한국영화를 좋아하는데 수영 씨랑 주연을 맡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인생에서 어떤 상황을 어떻게 맞게 될 지 모른다. 그럴 때 나를 구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국적이 다르더라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고,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연기하면서 느꼈다. 내가 느낀 걸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는 “내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줘서 너무 기쁘다. 소설을 쓰는 것과는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아쉬움은 없다. 원작과 다르다고 느낀 것도 없었다. 감독님을 믿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쓴 작품에는 어두운 색깔이 담겨있다. 내 소설로는 사람들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에는 ‘젊은 힘’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고 덧붙였다.

최수영은 “첫 주연 영화라 긴장된다. 평가를 어떻게 해 주실지 두려운 마음도 있다”며 “요즘 들어 인연이 소중하다고 느끼는데 자리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 이것도 인연이라 생각한다. 우리 영화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오는 4월 4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