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돈’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청춘의 고민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돈, 거기에 공감했고 재미를 느꼈습니다. 주식을 잘 몰라도 이해하기 쉽게 영화가 제작됐어요. 생각할 거리도 무겁지 않게 던지는 영화여서 관객과 소통하는 데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돈’에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 역을 맡은 류준열(사진)이 밝힌 이 영화의 매력이다. 조일현은 부자가 되겠다는 원대하면서도 단순한 꿈을 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다. 하지만 클릭 한 번에 수천만~수억원이 오가는 증권가에서 어수룩한 사회 초년생은 초라하고 서툴기만 하다. 류준열은 실적 제로(0)의 신입사원에서 일확천금의 위험한 기회를 통해 에이스 주식 브로커로 거듭나기까지 다채로운 연기로 영화의 주축이 된다.

“액션이 없는데 액션영화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극 중 일현은 사무실에 앉아 마우스로 클릭하는 일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눈빛 연기에 집중했습니다. 이번 영화는 거의 시간순으로 촬영했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죠. 일현이 점차 변모하듯 영화에 몰입할수록 제 얼굴도 달라졌습니다. 놓친 부분이 있어 신입사원 때의 모습을 다시 찍으려 했는데 아무리 해도 그 얼굴이 다시 나오지 않아 과감히 포기하기도 했어요.”

류준열은 캐릭터와 영화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주식 브로커를 만나고 주식 투자도 해봤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보이던 주식 브로커들에게서 날카롭고 냉철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했다. 주식 투자로 이익을 얻었을까. 그는 “노코멘트”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영화의 메시지는 놓치지 않았다. “쉽게 버는 돈은 쉽게 잃어요. 돈은 중요하지만 전부가 돼서는 안 되겠죠. 어렵겠지만 말입니다.”

영화처럼 큰돈을 얻게 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했더니 “여행을 좋아해 세계일주를 갈까 했더니 듣고 있던 스태프들이 자기도 데려가달라고 해서 다 데려가게 생겼다”며 껄껄 웃었다.

“일상과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게 여행의 묘미이자 포인트죠. 여행은 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가는 거잖아요. 익숙함을 환기하는 것은 계속해서 사람을 발전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류준열은 최근 JTBC 여행 예능 ‘트래블러’ 촬영차 절친한 배우 이제훈과 함께 쿠바에 다녀왔다. 기분 전환을 하고 온 그에게 지금 다시 찍는다면 신입사원 조일현의 얼굴이 나올 것 같으냐고 물었다.

“당시에도 충분히 쉬면서 촬영한 것 같은데 지금은 또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 제 얼굴이 참 궁금합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드러나니까요. 배우로서 제가 어떤 역할로 제 얼굴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해요. 여러 가지 역할이 쌓이고 쌓인 얼굴일 테니까요.”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