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강민경 "다비치 아닌 나만의 노래 들려주고 싶었죠"
“언젠가 때가 되면 솔로 앨범을 낼 거란 생각은 있었어요. 그때가 지금인 것 같더라고요. 제 마음이 평안하고, 뭘 좋아하는지 분명히 알고, 뭘 해야 하는지 알게 된 지금 앨범을 낸 것이 큰 축복 같습니다.”

듀오 다비치의 강민경(사진)이 데뷔 11년 만에 첫 솔로 앨범 ‘강민경 1집’을 내놓고 이렇게 말했다. 2008년 10대의 끝자락에 데뷔했던 강민경은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됐다. 그는 지난달 27일 음반 발매 직전 서울 서교동에서 연 쇼케이스에서 “스물아홉 초반에는 많은 생각이 교차했는데 막상 서른 살이 되니 희망차게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했다.

가수 강민경 "다비치 아닌 나만의 노래 들려주고 싶었죠"
“생각이 많았던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1번 트랙 ‘스물 끝에’에 담아냈어요.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어릴 때 가졌던 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때의 꿈들이 현실에 부딪히면서 많이 버려지기도 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스물 끝에’를 썼죠.”

강민경은 스스로를 ‘발라드 키드’라고 소개했다. 이번 앨범에 실린 다섯 곡 중 네 곡을 직접 작사한 그는 “내가 좋아하는 감성의 발라드를 솔직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스물 끝에’는 그가 중학생 때 들었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오마주한 곡이다.

“‘서른 즈음에’를 처음 들었을 때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와 닿았어요. 나중에 서른이 되면 꼭 내 나이를 노래하는 ‘서른 즈음에’ 같은 곡을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서른 즈음에’를 작사·작곡한 강승원 선배님께 가사 한 줄을 인용해도 되는지 물어봐서 허락을 받고 그 구절을 넣었죠.”

타이틀곡 ‘사랑해서 그래’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사랑을 추억하는 이별 발라드다. 자신의 실제 경험을 담았다. 강민경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후 ‘그 사람이 줬던 큰 사랑을 누군가에게 또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그 사람에게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못 잊는 마음을 가사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배우 손민호와 연인으로 등장해 키스신도 촬영했다. 강민경은 “팬들이 싫어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차트 인’만 해도 행복할 것 같다고 했지만 차트 인은 물론 1위까지 거머쥐었다. ‘사랑해서 그래’는 발매 다음날 오전 9시 벅스, 지니, 엠넷, 소리바다, 네이버 뮤직, 올레뮤직 등 6곳에서 1위에 올랐다. 멜론에서는 11위였다. 뿐만 아니라 ‘스물 끝에’ ‘말해봐요’ ‘너여서(My Youth)’ ‘SELFISH’ 등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제외한 모든 수록곡이 차트에 진입했다.

강민경은 타이틀곡을 포함한 네 곡에 공동 작곡으로 참여했다. 그는 “다비치는 웰메이드 곡을 쓰는 작곡가들에게 곡을 많이 받는 그룹이어서 이번에는 온전히 내 가사와 멜로디로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다”며 “가장 나다운 것, ‘강민경스러운 것’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다비치의 이해리와도 가사를 포함해 앨범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공유했다.

강민경은 자신 있는 발라드부터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팝 장르까지 도전했다. 3번 트랙 ‘SELFISH’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곡을 잘 쓰기로 유명한 작곡가 브라더수와 함께 작곡한 팝 곡이다. 강민경의 목소리와 어우러지는 팝 트랙은 시작부터 매력적이다. 사랑의 이기적인 면을 그린 가사가 공감대를 확장한다. 그는 “사랑을 더 많이 주는 사람도 사실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랑을 하면 누구나 다 이기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민경은 스스로를 신인 가수라며 공감을 강조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가사”라며 “공감이 없는 음악은 너무 슬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최대한 솔직한 마음으로 임했던 이유다.

강민경은 지난해 9월 유튜브 채널 ‘강민경’도 열었다. 다비치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해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소통이 새로운 취미라는 그는 브이로그(비디오+블로그) 편집도 직접 한다. 강민경은 “컴퓨터 앞에 앉는 것도 좋아하고 키보드 치는 소리도 좋다”고 했다. 강민경은 앞으로도 브이로그는 물론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12년 차 신인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김수경/사진=조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