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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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에도 볕 뜰 날이 올까.

YG엔터테인먼트가 연일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빅뱅 멤버들의 군입대 이후 YG엔터테인먼트는 실적 부진을 이어왔다. 빅뱅 멤버 중 유일한 군 미필자였던 승리마저 운영자로 참여했던 '버닝썬' 논란에 휘청이고 있다. 자회사 YG플러스를 통해 진행했던 제작과 요식업, 의류, 화장품 사업 등은 적자의 늪에 빠졌고, 빅뱅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했던 워너, 아이콘, 블랙핑크 등도 그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 11월 지드래곤의 전역이 예정돼 있지만, 빅뱅이란 이름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조차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이자 빅뱅 노래 대부분을 프로듀싱해왔던 지드래곤은 지난해 2월 27일 입대했다. 그리고 YG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급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액은 2017년보다 18.7% 감소한 2845억 원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1분기까지 빅뱅과 지드래곤의 해외 투어 매출이 잡혔고, 아이콘, 블랙핑크 등의 일본 투어 등이 반영됐음에도 빅뱅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것.

블랙핑크가 지난해 10월 유니버셜뮤직그룹의 대표 레이블인 인터스크프와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북미 시장 공략 전략을 세우며 ABC '굿모닝 아메리카' 등 미국 방송에 출연하고 있지만 아직 실적 반영은 되지 않고 있다. 블랙핑크가 북미 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내는 안정적인 궤도에오르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YG보석함'을 통해 데뷔를 예고한 신인 7인조 보이그룹 트레저 역시 성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올해엔 신인 경쟁도 치열하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의 신인 보이그룹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데뷔 전부터 그래미어워즈에서 언급이 될 정도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고, JYP엔터테인먼트가 트와이스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 있지(ITZY) 역시 데뷔와 동시 음원차트 점령은 물론 뮤직비디오 조회수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거침없는 기세를 펼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트레저가 어떤 차별화로 팬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분위기다.

올해 11월 지드래곤의 전역이 예정 돼 있지만 승리가 버닝썬 사건으로 이름이 지속적으로 오르내리면서 빅뱅의 향후 완전체 활동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빅뱅은 2011년 지드래곤이 액상 대마 흡입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맏형 탑은 2017년 6월 군 입대전 대마초 흡연 사실이 드러나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승리는 지난 달부터 그가 운영자로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이 유통되고,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승리는 "홍보이사로만 참여했을 뿐, 운영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엔 버닝썬 마약 유통책으로 불린 '애나'라는 중국인과 함께 찍은 사진까지 공개됐다.

승리는 16일과 17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솔로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버닝썬 논란이 불거진 이후 취소표가 속출했고, 15일까지 공연 양일 모두 400석 이상의 티켓이 남아 있었다.

캐시카우였던 뮤지션들의 활동이 주춤해진 상황에서 부가 사업 현황을 들여다보면 더욱 처참하다.

지난 1월 10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설립한 네추럴나인 사업을 종료하기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2012년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와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던 네추럴나인은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YG엔터테인먼트가 51대 49로 합작 출자해 설립했다. 2014년 9월엔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 노나곤도 선보였다. 하지만 첫 해에만 16억38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2017년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모델 에이전시, 콘텐츠 제작 등 엔터 사업 뿐 아니라 화장품, 외식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문어발"이라는 비판을 받는 YG플러스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바이브(VIBE) 관련 음악사업 성장이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화장품 브랜드 문샷이 중국에 진출해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리란 기대감은 있으나 여전히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진 못한 상태다.

문샷은 지난해 3분기까지 30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이 66억 원에 달했다. 베니건스, 마켓 오 등을 성공시키며 외식 업계의 신화로 불렸던 노희영을 YG푸즈로 영입하며 외식 사업을 일으키려 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13억 원이다.

또한 야심차게 설립했던 콘텐츠 제작 전문 자회사 YG스튜디오플렉스는 공동 대표였던 A 씨가 드라마 제작을 미끼로 투자금을 받은 후 잠적해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해 1월 A 씨의 잠적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인 OST 전문 엔터테인먼트사 대표는 한경닷컴에 "첫 미팅부터 YG스튜디오플렉스 사무실에서 진행을 했고, 공동대표라는 직함을 믿었다"며 "YG를 믿고 투자를 했었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주춤하는 동안 JYP엔터테인먼트는 트와이스를 필두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미 시가총액으로는 지난 JYP엔터테인먼트가 1조 원의 벽을 넘으며 앞선 상태다. 여기에 엔터주 간판으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군 활동을 마무리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와 엑소, NCT 등의 활약에 힘입어 탄탄한 입지를 더욱 굳히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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