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 "연기자인 나도 감동…감독님께 무릎 꿇었죠"
‘신과 함께: 인과 연’ ‘공작’ ‘암수살인’.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은 국내 영화들이다.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배우 주지훈(사진)이 주역을 맡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흥행킹’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올 들어서도 잇달아 대작 주역을 꿰차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과 MBC가 지난 11일 공개한 드라마 ‘아이템’에서다. 주지훈은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아 정말 기쁘지만, 올해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겸허하게 연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된 ‘킹덤’은 넷플릭스가 120억원을 들여 제작한 한국판 좀비 드라마다.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만들었다. 주지훈은 좀비를 만들어 낸 역병의 실체를 파헤치는 세자 이창 역을 맡았다. “1, 2회 촬영분을 보고 연기자인 나부터 감동받았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김 감독님께 무릎을 꿇었을 정도예요. 배우가 보이는 극이 아니라 드라마가 보이는 극인데 그 자체가 정말 재밌더라고요.”

대중 반응도 꼼꼼하게 살펴봤다고 했다. 그는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댓글을 모두 찾아봤다”며 “8 대 2로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은데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정과 대사 하나하나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긴박감을 살리려면 대사가 씹힐 수밖에 없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래도 이를 최대한 살려야 할 것 같았고 현장에서 감독님과 의논하면서 결정했죠.”

‘신과 함께’에 이어 ‘킹덤’, ‘아이템’까지 잇달아 판타지물을 찍으며 느낀 점도 밝혔다. ‘아이템’은 초능력을 가진 물건들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주지훈은 이를 추적하는 검사 역을 맡았다. “가짜를 진짜로 믿게 하도록 해야 하니 더 정교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난 배우인데 그 감정을 이해 못하겠다’는 고집도 피울 수 없죠. 제작진과 회의도 더 자주하고 합심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일정도 빼곡하다. ‘킹덤’과 ‘아이템’ 촬영 스케줄도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킹덤’은 6회 분량의 시즌 1에 이어 시즌 2도 곧 제작한다.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은 지금밖에 못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묵묵히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