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배우로 떠오르는 유키스의 준
“무대에 오른 순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수상 소감도 준비하지 못했거든요. 기대하지 않았던 상이라 꿈만 같았죠. 열심히 한 걸 인정해주는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그룹 유키스 멤버 준(이준영·22·사진)은 지난해 말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5~8월 방영된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에서 철부지 대학생 한민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중 민수는 채시라(서영희 역)의 아들로, 조보아가 연기한 정효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거부하다 점차 철이 들며 성장하는 인물이다.

“민수는 실제 저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어서 중학교 때 겪은 사춘기를 떠올렸어요. 그때는 괜히 삐딱하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행동하잖아요. 그런 느낌을 살려서 연기했죠. 40부작 중 초반의 민수는 사춘기 소년 같은 느낌인데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점차 진지해졌습니다.”

2014년 유키스의 새 멤버로 합류한 준은 팀의 막내로 국내는 물론 일본과 남미 등에서 활약을 펼쳤다. 팀이 아니라 혼자 빛을 보기 시작한 건 2017년 10월부터 방송된 KBS2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유닛’에서였다. ‘더 유닛’은 이미 데뷔했으나 능력을 제대로 펼쳐보이지 못한 아이돌 멤버들을 위한 리부팅(rebooting) 프로그램. 남성 출연자 중 시청자 투표 1위를 차지한 준은 다른 8명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유앤비로 다시 태어났다.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에도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유앤비 활동과 드라마 촬영을 같이 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보다 순간순간 감정을 몰입하는 게 쉽지 않았죠. 유앤비 활동과 연기 모두 소중해 두 영역에서 좋은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하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뭉친 유앤비 멤버들에게 미안했단다. 준은 “연기 경험이 있는 필독(빅스타) 형이 ‘너는 이제부터 민수’라며 드라마 촬영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민수야’라고 불러줬다. 정말 고마웠다”고 떠올렸다. ‘이별이 떠났다’를 촬영할 땐 채시라, 이성재 등 대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다.

“채시라 선배님은 대사가 잘 전달되도록 어미를 정확하게 발음하라고 했고, 이성재 선배님은 장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대사 외우기도 바빴습니다. 그러다 나중엔 극의 전체 흐름과 인물의 감정도 생각했죠. 조금씩 상대방의 대사가 들리고, 자연스럽게 감정도 잡히더군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하.”

준은 오는 4월 데뷔 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솔로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키스로는 보여준 적 없는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한다.

“유키스와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제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새해에는 가수로서는 물론 연기도 더 진지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하나둘씩 채우면서 더 성장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