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이영자(왼쪽), 김숙/사진제공=김숙 인스타그램
이영자(왼쪽), 김숙/사진제공=김숙 인스타그램
이영자가 27년의 개그우먼 인생에서 처음으로 연예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22일 열린 ‘2018 KBS 연예대상’(이하 ‘연예대상’)에서다. KBS가 현재의 ‘연예대상’이라는 이름으로는 여성 예능인에게 처음으로 수여하는 대상이었다. 이영자를 비롯해 송은이, 박나래 등 여성 예능인의 활약이 돋보였던 2018년. 남성 스타MC들과 화제성이 높은 인물이 주로 상을 차지해온 각 방송사 연말 연예 대상식에 오랜만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이날 설현, 윤시윤, 신현준이 진행한 ‘연예대상’에서 이영자는 후보로 함께 오른 ‘국민 MC’ 유재석, 김준호, 신동엽, 이동국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했다. ‘안녕하세요’를 이끌었던 이영자는 “웃기고 뭉클하고 감사하다. 내가 대표로 이 상을 받았지만 나만 잘해서 이 상을 받은 게 아니라는 걸 안다. 알게 모르게 최선을 다해주신 스태프들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주역이었던 고민의 주인공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영자는 “방송이 부끄럽고 창피할 텐데 속마음을 풀어주셔서 감사하다. 8년 전 PD님과 작가님으로 시작해 오늘까지 왔다. 중간에 (방송사가)파업할 때 (팀이)해체될 뻔했는데 끌어준 PD님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엄마가 이 방송을 봤으면 좋겠다. 아프시지만 그 모습 그대로 제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하다. 목욕 가서 때 밀고 바나나 우유 먹고 고기 먹자”고 해 뭉클함과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자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열린 ‘2018 KBS 연예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사진=텐아시아DB
이영자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열린 ‘2018 KBS 연예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사진=텐아시아DB
8년 동안 ‘안녕하세요’를 이끌었던 이영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안녕하세요’였지만, 같은 KBS의 프로그램의 ‘해피투게더’가 개편 때마다 박미선, 엄현경, 조윤희 등으로 이른바 ‘안방마님’만 변화시키며 현재까지 이어진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의 곁을 지켰다.

이영자의 대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것은 MBC였다. 이영자는 MBC ’전지적 참견시점’, 올리브 ‘밥블레스유’, JTBC ‘랜선라이프’ 등을 통해 올해 종횡무진했다. 특히 ‘밥블레스유’ ‘전지적 참견시점’ 등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져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와 함께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 후보에 올라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렇듯 2018년은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다른 여성 예능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부턴가 모든 방송사들이 남성 중심 예능으로 비슷비슷한 포맷의 예능을 만들어내면서 시청자들은 여성 예능인의 활약을 보기가 어려웠다. 어쩌다 출연진에 포함돼도 홍일점 정도의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돋보인 것은 송은이였다. 방송이 불러주지 않자 그는 김숙과 팟캐스트를 만들어 운영했다. 유튜브 채널 ‘비보TV’를 만들고 웹예능을 기획해 올해에는 화제의 예능 ‘밥블레스유’까지 내놨다. 이곳에서 송은이는 이영자, 최화정, 김숙 등 여성 예능인들을 끌어모아 신선한 예능을 만들어냈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그의 특출난 재능을 알고, 이를 돋보이게 만들어준 동료 여성 예능인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더욱 빛이 났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도 후배 코미디언 김숙의 ‘이영자 대상 지지 연설’이 눈길을 모았다. 이영자가 대상을 수상을 한 다음날인 오늘(23일) 김숙은 자신의 SNS에 이영자와의 사진을 게재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올리브 ‘밥블레스유’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함께해 온 송은이는 자신의 SNS에 이영자의 대상 소감 영상을 올리며 “상은 언니가 타고 영광은 동생들이 받는 기분… 언니 사랑합니다”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영자의 대상 수상은 한 번의 영광으로 끝나지 않을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그의 대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MBC 방송연예대상을 비롯해SBS 연예대상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올해는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을 막론하고 여성 MC와 예능인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영자와 박나래는 한국갤럽이 꼽은 ‘2018년을 빛낸 올해의 예능방송인·코미디언’에서도 5위권 내 진입해 연말 수상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이영자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특유의 먹방 활약으로 두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이영자가 MBC 연예대상도 차지할 경우 2관왕의 영예를 안게 된다. 박내래가 대상을 차지해도 여성 예능인이 복수의 지상파 대상을 차지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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