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개그우먼 이영자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열린 ‘2018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개그우먼 이영자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열린 ‘2018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개그우먼 이영자가 KBS 연예대상 최초로 여성 대상 수상자가 됐다. 방송 경력 30년이 훌쩍 넘은 이영자의 입담과 능력이 이제서야 빛을 발한 것. 이영자는 ‘안녕하세요’를 8년간 이끌어가며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고민의 주인공을 다독였다. 이영자의 대상 수상에 선후배는 물론 동료들의 축하가 쏟아졌고 좋은 예능인을 넘어 좋은 사람 이영자의 왕관이 더욱 아름답게 반짝였다.

22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2018 KBS 연예대상’이 개최됐다. 배우 신현준, 윤시윤, 그룹 AOA 설현이 MC를 맡았고 KBS2에서 생방
송됐다.

이날 영예의 대상은 ‘안녕하세요’와 ‘볼빨간 당신’의 MC 이영자에게 돌아갔다. 이영자는 KBS 사상 최초로 여성 대상 수상자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이영자는 “웃기고 뭉클하고 감사하다. 먼저 끝까지 누가 뭐래도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대표로 이 상을 받았지만 나만 잘해서 이 상을 받은 게 아니라는 걸 안다. 알게 모르게 최선을 다해주신 스태프들 고맙다”고 제작진에게 영광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고민의 주인공들도 언급했다. 이영자는 “방송이 부끄럽고 창피할 텐데 속마음을 풀어주셔서 감사하다. 8년 전 PD님과 작가님으로 시작해 오늘까지 왔다. 중간에 파업할 때 (팀이)해체될 뻔했는데 끌어준 PD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애증의 신동엽 씨도 감사하다. 교만해질 때마다 누나인데도 가르치는 고마운 신동엽이다. 신동엽 덕분에 교만해지지 않고 좋은 예능인이 되는 것 같다. 최초의 남사친 정찬우 씨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영자는 “‘안녕하세요’ 처음에 시청률이 저조해 폐지한다는 말도 많았다. 끝까지 기다려준 KBS 감사하다. ‘볼 빨간 당신’도 기다리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영자는 “엄마가 이 방송을 봤으면 좋겠다. 엄마가 이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아프시지만 그 모습 그대로 제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하다. 목욕 가서 때 밀고 바나나 우유 먹고 고기 먹자”며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는 귀여운 소감도 덧붙여다.

마지막으로 이영자는 김숙과 송은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강조해 훈훈함을 안겼다.

본격적인 시상식이 펼쳐지기 전 이영자는 꿈을 주제로 한 연예대상 오프닝 멘트로 감동을 줬다. 이영자는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데 내가 개그 콘테스트 8번 도전해서 8번 떨어졌다. 수많은 오디션에서도 많이 떨어졌다”며 “많은 분들이 나를 포기할 때 나만큼은 내 꿈을 포기하기 않았다. 내 꿈을 향해 묵묵히 왔을 때 어느새 꿈의 자리에 있더라. 여러분도 꿈 포기하지 마라. 저도 이 나이에도 새로운 꿈을 꾼다. 꿈을 포기하면 멈춘 게 된다. 계속 꿈을 꾸면 어느 순간 그 자리에 있다”고 이야기해 감동을 줬다.

이영자의 영원한 단짝 김숙의 대상 지지 연설 역시 감동과 웃음을 둘 다 잡은 멋진 연설이었다. 김숙은 “이영자 씨가 방송한 지 30년이 됐을 거다. 대상 한 번도 못 탔다는 것에 놀랐다”며 “후보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해볼 만하다. 영자 언니가 대진운이 좋구나. 올해가 기회”라고 외쳤다. 그는 “영자 언니와 1995년 ‘금촌댁네 사람들’에서 만났는데 언니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고 나는 신인이었다. 아무도 신경안 쓸 때 처음으로 말 걸어준 사람이었다”며 “씹을 것을 찾던 언니에게 작은 사탕을 줬는데 이제는 대상을 드리고 싶다. 대상 못 받을 때 대비해 밥상을 준비했다”는 넘치는 센스를 뽐냈다.

‘2018 KBS 연예대상’은 각 부문의 신인상부터 프로그램을 빛낸 여러 예능인과 비예능인에게 골고루 상을 수상하며 행복한 축제 현장으로 만들었다.

배우 이하늬와 가수 에릭남은 각각 ‘동물의 사생활’과 ‘삼청동 외할머니’로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진지한 수상 소감으로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하늬는 다큐멘터리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다큐멘터리어 정신으로 살고 연기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살림남2’로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김승현의 부모님의 등장에도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김승현의 아버지는 “이게 모두 아내 덕”이라며 공을 돌렸고 어머니는 “우리 아들 사랑해 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뽀뽀를 하며 잉꼬부부의 훈훈함을 자아냈다. 아들 김승현도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승현의 수상에 딸 수빈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수상자들의 눈물의 소감 역시 인상적이었다. ‘뮤직뱅크’로 토크&쇼 부문 신인상을 받은 러블리즈 케이는 “데뷔 처음으로 ‘연예대상’에 오게 됐는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 너무 감사한 분이 많다. 기회 주신’뮤직뱅크’ 제작진 분들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더 ‘뮤직뱅크’를 위해서 금요일마다 힘쓰겠다”고 말했다.

‘살림하는 남자들2’로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받은 팽현숙은 엉엉 소리내 울어 후배 개그맨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팽현숙은 “내가 20대 초반에 결혼하고 방송국 근처 못 갔다가 이렇게 와서 영광이다”고 말했다. 그간의 시간을 길게 말하자 최양락은 아내를 안았고, 팽현숙은 “이런 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소리 질러 웃음을 안겼다.

신봉선의 진정성이 담긴 눈물의 소감은 코미디언 선후배의 박수를 받았다.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신봉선은 “‘개그콘서트’가 요즘은 예전만큼의 명성이 없다”며 “‘개그콘서트’가 예전의 명성에 못 미치지만 후배들 선배들 동료 모두가 자부한다. 자극적인 것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개그콘서트’는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건강한 코미디 프로그램”이라 강조했다.

감동의 눈물 뒤 깨알 같은 웃음의 현장도 연출됐다. 인기상을 받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손을 흔들고 마이크를 잡자 많은 에능인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특히 대상 후보 이동국의 대상 지지 연설을 위해 아들 이시안(대박)이 올라왔을 때는 함성이 더 커졌다. 시안이는 짧게 “아빠 멋있다”고 말했고, 윌리엄과 승재 등 ‘슈돌’ 아이들이 무대로 난입해 샘 해밍턴이 급하게 마무리해 폭소를 유발했다.

‘해피투게더’로 토크&쇼 부문 우수상을 받은 조세호는 “토크가 약하다”는 셀프 디스로 웃음을 안겼다. 그는 “‘해피투게더’ 녹화가 끝나면 유재석 형님이 ‘자기야 토크 너무 별로다’ ‘에피소드가 없다’는 말을 한다. 재석이 형의 ‘어려운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 잘 하고 있다’는 말로 지금까지 왔다”면서 “연예대상 MC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토크 실력을 키우겠다”고 외쳤다.

? 이하 ‘2018 KBS 연예대상’ 수상자다.

▲대상=이영자(안녕하세요)

▲최고의 프로그램상=1박 2일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데프콘(1박 2일), 샘 해밍턴(슈퍼맨이 돌아왔다)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김숙(배틀트립), 문희준(불후의 명곡)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신봉선(개그콘서트)

▲코미디 부문 남자 최우수상=권재관(개그콘서트)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고지용(슈퍼맨이 돌아왔다), 김승현(살림하는 남자들2)

▲토크&쇼 부문 우수상=조세호(해피투게더4)

▲코미디 부문 여자 우수상=박소라(개그코서트)

▲코미디 부문 남자 우수상=김준근(개그콘서트)

▲올해의 스태프상=김영선 촬영감독

▲베스트 엔터테이너상=팽현숙·최양락(살림하는 남자들2) 김태진(연예가중계) 윤시윤(1박 2일)

▲베스트 팀워크상=이영자·신동엽·김태균(안녕하세요)

▲베스트 커플상=김언중·백옥자(살림하는 남자들2), 김준호·김종민(1박 2일),

▲프로듀서 특별상=신현준(연예가중계)

▲2018 핫이슈 예능인상=배정남 봉태규 정채연 화사

▲공로상=배철수(콘서트7080)

▲인기상=’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

▲최우수 아이디어상=김원효 이현정(개그콘서트 이런 사이다)

▲방송 작가상=안녕하세요 작가팀, 심은하 작가(살림하는 남자들), 장종원 작가(개그콘서트 )

▲올해의 DJ상=박은영(박은영의 FM데이트)

▲올해의 엔터테인먼트 DJ상=장항준·김진수(장항준 김진수의 미스터라디오)

▲올해의 신인DJ상=양파(양파의 음악정원), 악동뮤지션 수현(수현의 볼륨을 높여요)

▲토크&쇼 부문 신인상=러블리즈 케이, 최원명(뮤직뱅크)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이하늬(동물의 사생활), 에릭남(삼청동 외할머니)

▲코미디 부문 여자 신인상=김니나(개그콘서트)

▲코미디 부문 남자 신인상=이승환(개그콘서트)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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