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이상과 현실, 꿈과 현실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계다. 세 명의 뮤지션이 자신이 바라는 것 혹은 장소에 대해 다룬 신곡을 선보였다. ‘쿠기 아니면 못하는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던 래퍼 쿠기는 팝적인 요소가 가미된 트랙을, 다미아노는 ‘꿈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싱글을, 할리데이는 현실을 떠나 밀항하는 이야기의 노래를 공개했다.

쿠기 ‘EMO #1’ 커버. 사진제공=밀리언마켓
쿠기 ‘EMO #1’ 커버. 사진제공=밀리언마켓
◆ 쿠기, ‘저스틴 비버(Feat. 박재범)’

‘저스틴 비버(Feat. 박재범)’는 래퍼 쿠기가 Mnet ‘쇼미더머니 777’에 출연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니 앨범 ‘EMO #1’의 타이틀곡이다. 제목부터 흥미를 이끄는 이 곡은 자신을 단지 래퍼라는 범주에 한정하지 않은 쿠기의 재치와 역량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게 한다.

타이틀곡 이름을 팝 스타 ‘저스틴 비버’라고 지은 쿠기는 곡에서 ‘래퍼 안 해 팝스타가 될래. 아냐 팝스타 싫어 부자가 될래’라고 노래하듯 랩을 한다. ‘할랑말랑해’‘말랑말랑해’ 등 그간 쓰지 않았던 단어들도 돋보인다. 가사에 비해 가사가 표현하는 감정들은 어둡다. 자신이 힘들었던 시기에 실제로 느꼈던 감정들을 노래했다는 쿠기는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해 연기를 펼쳤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관계와 감정들을 겪고 지쳐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쿠기의 ‘EMO #1’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미아노 ‘COME AROUND’ 커버. 사진제공=춘엔터테인먼트
다미아노 ‘COME AROUND’ 커버. 사진제공=춘엔터테인먼트
◆ 다미아노, ‘COME AROUND’

‘COME AROUND’는 래퍼 다미아노의 다섯 번째 싱글이다. ‘COME AROUND’는 ‘돌아오다, 다시 의식을 차리다’라는 뜻이다. 다미아노가 꿈과 현실 사이에 고민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다미아노는 곡 전반에 현실이 아니라 꿈으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전작들부터 작사, 작곡, 프로듀싱은 물론 영상과 같은 아트워크에도 관여한 다미아노는 ‘COME AROUND’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세련되고 강렬한 비트에서 그의 성장이 느껴진다.

할리데이 ‘밀항’ 커버. 사진제공=매그놀리아레코즈
할리데이 ‘밀항’ 커버. 사진제공=매그놀리아레코즈
◆ 할리데이, ‘밀항’

할리데이는 목소리에 강력한 힘을 가진 가수다. 할리데이의 음색은 선이 굵은 그의 외양을 꼭 빼닮아 성숙하고 단단하다. 다른 가수들과도 겹치지 않아 돋보인다. 이 독특함은 할리데이가 추구하는 음악 세계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맥락에선 음악관을 공유하기도 하는 매그놀리아 레코즈의 메인 프로듀서 김박첼라와 만났을 때 배가된다. 김박첼라가 프로듀싱한 할리데이의 새 싱글 ‘밀항’은 그 시너지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곡은 새벽 안개가 자욱이 깔려있는 듯한 분위기로 시작된다. 밤의 갈대숲을 지나듯, 고요함과 기묘한 긴장감이 공존하는 첫 번째 벌스를 지나면서 할리데이의 감정도 고조된다. 이어지는 후렴은 곡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김박첼라가 후렴을 비롯해 이곳저곳에 남겨놓은 은유의 공간을 할리데이는 자신만의 소울로 짙게 채색했다. 새벽 밤에 갈 곳을 잃어버렸다면, 할리데이와 밀항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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