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황후의 품격' 시청률 10% 돌파…수목극 1위 대결 '팽팽'
신작 드라마들로 안방극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초반 승기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인지도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톱스타부터 몰입도를 높이는 탄탄한 스토리와 증강현실(AR) 같은 신선한 소재, 압도적 비주얼의 해외 촬영까지 볼거리가 풍성하다. 월화극 경쟁에서는 MBC가 ‘나쁜형사’로 우위를 선점했다. 수목극은 tvN ‘남자친구’와 SBS ‘황후의 품격’이 접전 중이다. JTBC 금토극 ‘SKY 캐슬’을 비롯해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MBC ‘신과의 약속’, SBS ‘운명과 분노’ 등 기대작이 몰린 주말은 춘추전국 양상이다.

지난 3일 시작한 ‘나쁜형사’는 영국 BBC의 인기 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방송 이틀째 되는 날 시청률 두 자릿수(10.6%)를 돌파하며 경쟁작을 압도했다. 지상파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첫날 1~2회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제작진은 시청률을 위해 선정성, 폭력성에 기댄 것이 아니라 극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도 이런 설명에 대체로 수긍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위법도 마다하지 않는 형사 태석 역을 맡은 신하균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13년 전 원칙주의자 초보 경찰이던 태석이 수사 과정에서 목격자가 보복당하는 일을 겪고 ‘나쁜’ 형사가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범인에게는 ‘나쁜’ 형사이지만 아내와 팀원들에게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공감을 자아냈다.

이보다 한 주 먼저 시작한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와 같은 날 시작한 KBS2 ‘땐뽀걸즈’는 부진한 모습이다. SBS는 6부작 ‘사의 찬미’를 마치고 유승호·조보아 주연의 로맨스물 ‘복수가 돌아왔다’를 오는 10일부터 시작한다. 단막극인데도 최고 시청률 7.8%를 기록한 ‘사의 찬미’의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수목극에서는 ‘황후의 품격’과 ‘남자친구’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남자친구’는 지난달 28일 첫 회에서 8.7%의 시청률을 보이며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백마 탄 왕자와 신데렐라’라는 전형적인 남녀 공식을 역전시킨 데다 송혜교와 박보검의 ‘달달한’ 로맨스가 시청자의 로망을 자극한 결과다. 다음날인 2회에서는 10.3%까지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이번주엔 9.3%로 소폭 하락해 ‘황후의 품격’에 밀리는 형세다.

‘남자친구’가 달콤한 맛으로 시청자를 설레게 한다면 ‘황후의 품격’은 양념을 한껏 뿌린 자극적인 맛으로 유혹한다. 폭력, 음모, 밀애, 암투 등 욕을 하면서도 채널을 돌릴 수 없는 ‘막장’ 매력이 무기다. 지난 5일에는 ‘남자친구’와 시청률 공동 1위였으나, 맹추격 끝에 6일에는 10.5%로 단독 1위를 빼앗았다. 특히 황제 이혁 역을 맡은 신성록과 황제전 비서 민유라 역을 맡은 이엘리야의 악독한 연기는 물이 올랐다. 두 사람에게 피맺힌 원한을 품고 있는 천우빈 역의 최진혁이 본격적으로 펼칠 복수극도 궁금증을 더한다.

금·토·일의 주말극 다툼은 팽팽한 접전이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신과의 약속’이 시청률 두 자릿수(11.9%, 1일 방송 기준)로 앞선 가운데 ‘SKY 캐슬’(7.5%, 1일) ‘운명과 분노’(7.2%, 1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7.4%) 등의 각축이 치열하다. 상류층의 입시 전쟁을 풍자하는 ‘SKY 캐슬’은 지난달 23일 1.7%로 시작해 4회에선 7.5%까지 오르는 놀라운 기세를 보였다. 염정아, 김정난, 윤세아, 김서형, 이태란 등 베테랑 여배우들의 열연이 몰입도를 높였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아름답고 이국적인 스페인 골목을 누비며 AR 게임을 하는 현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극 중 정보기술(IT)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현빈 분)와 엉겁결에 AR 게임 소유권자가 된 정희주(박신혜 분)의 로맨스가 기대 포인트다. 이민정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운명과 분노’ 또한 주상욱, 소이현, 이기우 등 네 남녀의 엇갈리는 사랑과 분노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를 모은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