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달 푸른해 김선아  (사진=방송캡처)


‘붉은 달 푸른 해’ 김선아와 이이경이 시(詩), 죽음, 아이의 연결고리를 명확히 의식했다.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를 상징하는 문장은 “시(詩)가 있는 죽음에는 항상 아이가 있다”이다. 시(詩), 죽음, 아이. 장르물 대가 도현정 작가는 이 세 키워드를 절묘하게 하나로 묶는다. 그리고 하나 둘씩 단서를 남기며 이것들의 연결고리 윤곽을 보여준다. 이 과정이 놀라울 만큼 촘촘하고 치밀해서 6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다. 단 1초도.

29일 방송된 ‘붉은 달 푸른 해’ 7~8회에서 차우경(김선아 분)과 강지헌(이이경 분)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망사건들을 통해 시(詩), 죽음, 아이의 연결고리를 의식했다. “시(詩)가 있는 죽음에는 항상 아이가 있다”는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가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앞서 실제인지 환영인지 알 수 없는 녹색 원피스 소녀는 차우경에게 사건 현장의 위치를 암시했다. 이에 차우경은 홀린 듯 한울센터 창고로 향했고, 그 곳에서 의자에 앉아 사망한 채 굳어버린 미라를 발견했다. 그 위에는 “썩어서 허물어진 살, 그 죄의 무게”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사망자는 이해선이라는 20대여성이었다. 강지헌과 전수영(남규리 분)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천애고아인 사망자에게는 이혼한 전남편이 있었다. 경찰은 전남편을 통해 사망자 신원을 확인했다.

그러던 중 차우경은 과거 자신이 상담했던 아이 시완으로부터 미라가 발견된 건물에 여자 아이가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이 맞는 것이라면 이해선 외에도 위험에 처한 아이가 있을 수 있는 것. 그때 차우경의 머리가 번뜩했다. 이번에도 죽음의 현장에 시(詩)가 있었던 것 아닌가. 그렇다면 앞선 사건들처럼 이번 사건에도 아이가 연관되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이에 차우경은 강지헌을 찾아가는가 하면, 홀로 사망자의 전남편을 찾아가 진실을 추적했다. 아이가 없다는 사망자 전남편 말과 달리, 그의 집에는 크레파스 자국과 ‘임신, 출산’에 관련된 책, 아이의 옷이 발견됐다. 차우경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위협을 당하면서도 처절하게 매달렸다.

강지헌은 차우경이 왜 이토록 사건에 집착하는지 의아하게 생각, 그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현실적이지 않지만 그녀의 말을 믿기로 결심, 사건을 파헤친 끝에 해당 공간에 아이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그 아이가 현재 한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까지 알아냈다. 차우경과 강지헌 두 사람 모두 “시(詩)가 있는 죽음에는 항상 아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보육원을 찾아간 두 사람은 또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 그 곳에 서정주 시 ‘문둥이’의 전문이 쓰여진 시화가 있었던 것이다. 앞서 두 사람은 각자의 사건에서 ‘문둥이’의 한 구절인 ‘보리밭에 달뜨면’이라는 시(詩) 구절을 발견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그 순간 사망자 이해선의 딸이라는 아이가 들어왔다. 그 아이가 녹색 원피스 소녀인지 아닌지 의문을 남긴 채 이날 방송은 끝났다.

차우경과 강지헌이 “시(詩)가 있는 죽음에는 항상 아이가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인식했다. 그런 두 사람이 보육원에서 서정주의 시(詩) ‘문둥이’를 봤으니,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더 궁금해졌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동숙(김여진 분), 이은호(차학연 분) 등은 의심의 여지를 남기며 추리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시청자 숨통을 조이고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긴장감, 한 순간도 눈 뗄 수 없는 몰입도까지. 궁금해서 집중하고 집중하다 보면 또 다음이 궁금해지는, 그래서 60분이 삭제된 것처럼 느껴지는 ‘붉은 달 푸른 해’. 쫄깃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붉은 달 푸른 해’의 다음 방송이 기다려진다.

한편 ‘붉은 달 푸른 해’는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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