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예련까지 '빚투'에 휘말렸다. '채무 불이행' 의혹이 연예계를 덮쳤다.

28일 배우 차예련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 측은 "차예련의 아버지가 2015년 토지거래 사기로 구속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내년 출소를 앞두고 있는 것이 맞다"며 "차예련도 19살 아버지 사업 부도 이후 가족과 왕래 없이 떨어져 살았고, 지난 10년 간 10억 원의 빚을 홀로 감당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차예련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라고 전했다.

차예련에 앞서 래퍼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래퍼 도끼, 가수 비, 그룹 마마무 휘인 등이 가족의 채무 불이행으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여기에 농구선수에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우지원도 채무 불이행으로 피소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에서는 "'미투'가 가고 '빚투'(빚too, 나도 빚졌다)가 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방송에서 어려웠던 시절을 극복하고 경제적인 부를 자랑했던 마이크로닷, 도끼가 부모의 채무여부 논란에 사실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섣불리 대응하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키웠다.

마이크로닷은 그의 부모가 20년 전 20억 원을 지인에게 사기를 치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한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알려졌을 당시 "사실무근이며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년 전 20억 원 사기 범죄는 실제로 경찰에 접수된 사건이었고, 결국 마이크로닷은 모든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도끼 역시 모친이 식당을 운영할 당시 1000만 원을 빚진 것에 대해 "돈 필요하면 찾아와라"라며 "그깟 1000만 원, 나에겐 한 달치 밥 값"이라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 이후 도끼는 피해자에게 모친을 대신해 채무액을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예련, 마마무 휘인, 마이크로닷, 비, 도끼/사진=한경DB
차예련, 마마무 휘인, 마이크로닷, 비, 도끼/사진=한경DB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사기를 치고, 남의 돈으로 편하게 사는 것은 욕먹을 일이지만 무분별한 폭로는 경계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비의 경우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비의 부모가 쌀값 1800만 원 등을 포함해 2500만 원을 빌려가 갚지 않고 있다"는 글이 등장하며 '빚투'에 휩싸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약속 어음 사본, 차용증 등의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비의 소속사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라고 주장한 게시물 작성자는 차용증, 약속어음 원본도 확인시켜주지 못했다. 비 소속사 측은 28일 "당사자인 비의 모친이 이미 고인이 되신지라 정확한 사실관계의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코자, 당사 대표와 비 부친이 상대 측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허나 어떤 것도 확인하지 못했고, 피해 주장 당사자 분들은 비 측에게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과 1억 원의 합의금을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비는 상대 측이 주장하는 채무 금액에 대해 공정한 확인 절차를 통해, 확인되는 금액은 아들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액 변제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피해 주장 당사자 측의 인터뷰 와 거론되는 표현(잠적, 사기, 문전박대 등)들로 당사의 소속 아티스트는 물론, 아버지, 특히 고인이 되신 어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어, 명예 훼복을 위해 민. 형사상의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미 이혼하고, 연을 끊었던 부모의 채무까지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폭로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휘인의 아버지가 사업을 하면서 거래처에 2000만 원 후불 계약을 하고, 대금 지급을 미뤄 회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빚투'에 대해, 휘인은 소속사 RBW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는 친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며 "친아버지는 가정에 무관심했고 가장으로서 역할도 등한시했다. 가족들은 예기치 못한 빚에 시달리는 등 가정은 늘 위태로웠다"고 가정사를 공개해야했다.

여기에 차예련도 15년 동안 왕래가 없었던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응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