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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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렁큰타이거의 음악을 타임캡슐에 넣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드렁큰타이거는 드렁큰타이거 그 자체로 남겨두겠습니다.” 타이거 JK가 정규 10집 ‘X: 리버스 오브 타이거 JK(Rebirth of Tiger JK)’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드렁큰타이거의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으로, 드렁큰타이거 초기부터 현재까지 총망라하는 기념비적 음반이다.

타이거 JK와 DJ 샤인이 1999년 결성한 드렁큰타이거는 힙합 1세대로서 한국 힙합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위대한 탄생’ ‘굿라이프’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몬스터’ 등의 히트곡을 통해 힙합 대중화에 앞장섰다. 2005년 DJ 샤인이 탈퇴한 뒤에는 타이거 JK가 홀로 활동하며 팀명을 지켜왔다.

타이거 JK는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인 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고 했다. 1년 반 동안 작곡가와 함께 300곡을 만들었고 부인인 가수 윤미래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두 장의 CD에 30곡을 담았다. 한 장은 특유의 붐뱁 장르로 채웠고, 다른 한 장은 재즈·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레게 등 다양한 장르로 채워 음악 영역을 확장했다. 방탄소년단의 RM, 세븐틴의 버논 등 실력파 K팝 아이돌은 물론 도끼,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장르를 불문하고 최고를 자부하는 선후배,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힘을 보탰다.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는 가장 드렁큰타이거다운 곡이다. 제목 그대로 ‘결국 듣고 느끼고 수긍하고 그저 끄덕이면 된다’는 힙합 고유의 흥과 메시지를 담았다. 남녀노소가 고루 즐길 수 있는 힙합 트랙이다.

방탄소년단 RM과 협업한 ‘타임리스(Timeless)’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정통 힙합에 충실한 노래다. RM은 타이거 JK가 가장 먼저 섭외한 아티스트로, 함께 곡을 고르고 가사를 썼다. 대중적인 비트가 아니라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을 택했다. ‘타임리스’는 발매 직후 18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미국 아이튠즈 힙합차트 1위에 올랐다.

타이거 JK는 공연과 음악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타이거 JK는 음반 발매 당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연 음악감상회에서 “힙합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음악”이라며 “타이거 JK는 아직 진화 중이며 여러 장르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드렁큰타이거의 20년 활동엔 마침표를 찍었지만 타이거 JK의 새로운 음악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우빈 한경텐아시아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