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싱가포르=김수경 기자]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가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에서 오리지널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연 배우 로빈 라이트와 만났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가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에서 오리지널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연 배우 로빈 라이트와 만났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는 미국의 작은 비디오 및 DVD 대여 업체로 시작해 현재는 약 1억3700만명의 시청자들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엔터테인먼트의 흐름을 바꿨다고도 평가받는 이 기업과 성장을 함께 한 배우가 있다. 현재의 넷플릭스를 있게 한 일등공신인 오리지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의 주연 배우 로빈 라이트다.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에 있는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넷플릭스의 정킷 ‘See What’s Next’ 프레스 컨퍼런스가 개막했다. 제작사가 언론매체 기자나 평론가를 초청해 작품을 시사하고 배우와 감독 등을 인터뷰하는 이번 정킷은 넷플릭스가 2016년 아시아에 진출한 이후 아시아·태평양 언론 및 기업 등을 상대로 처음 연 행사다. 보다 적극적인 아시아 진출을 선언하는 이 행사에 로빈 라이트는 첫 번째 배우로 등장했다.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싱가포르에서 여는 이 행사는 이 분 없이 가능할 수 없었다”며 로빈 라이트를 소개하고 직접 대화를 나눴다.

로빈 라이트는 현재 시즌6까지 마친 ‘하우스 오브 카드’의 클레어 언더우드 역을 맡았으며, 마지막 회에서는 연출도 담당했다. 로빈 라이트는 2014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비상영 쇼의 주인공으로서는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 워싱턴의 정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야망, 사랑, 비리 등 치열한 암투를 다룬 정치 스릴러.

로빈 라이트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통해 정치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중 가장 악랄한 부분을 그리고 싶었다. 6년간 함께해 온 우리의 팀과 목표를 이룬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CCO. 사진제공=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CCO. 사진제공=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는 2012년 로빈 라이트와 미국 볼티모어의 한 창고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 1회 대본을 두고 상의하던 기억을 꺼내며 지금까지 넷플릭스가 일궈 온 TV 소비 방식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테드 사란도스는 로빈 라이트에게 “전 세계에서 TV를 소비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꾸는 프로그램, 넥플릭스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로빈 라이트는 동의하며 “1970년대에는 ‘TV를 켠다’는 말그대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TV를 켠다’는 곧 넷플릭스를 보는 말로 통용된다. 예전에는 몇 시에 본방 사수를 해야하는지, 주로 보는 채널은 무엇인지를 다 기억했으나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로빈 라이트는 처음 테드 사란도스와 ‘하우스 오브 카드’의 출연을 결정할 때 했던 고민도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제작자였던 데이빗 핀처가 ‘TV쇼를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싫다고 했다”며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TV에서도 다룰 수 있는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데이빗 핀처는 넷플릭스가 지원해 줄 것이라고 확신을 줬다”고 밝혔다.

로빈 라이트는 이제 ‘하우스 오브 카드’ 팀과 6년 동안 일해오며 가족처럼 끈끈한 관계가 생겼다고 한다. 그는 “‘하우스 오브 카드’는 6년 동안 촬영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가족과 같은 사람들과 그렇게 안전한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경험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들은 현실 감각이 있고, 모든 과정을 지지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테드 사란도스는 처음에 ‘하우스 오브 카드’가 성공을 거둘 지 확신을 못했다고 했다. 시청자들이 미국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로빈 라이트는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전쟁의 예술”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정치계의 부패한 현실을 담았다. 다소 극적이지만 두려울 정도로 현실에 기반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 겸 연출자로서 개인적으로도 성장한 로빈 라이트는 ‘하우스 오브 카드’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도 밝혔다. 그는 “데이빗 핀처가 만들어놓은 틀이 있었다. 가구든 옷이든 그는 절대 화면에 붉은색을 사용하지 않았고, 이 규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했다. 카메라 렌즈도 쓰지 않는 것이 정해져있었다.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리즈를 다시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로빈 라이트는 “앞으로의 커리어에선 제작과 연출만 고려하고 있다. 영화 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테드 사란도스는 “배우 일은 너무 오래 쉬지 않았으면 한다. 넷플릭스는 물론 TV의 역사에서도 큰 일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성추문에 휩싸인 로빈 라이트의 상대역 케빈 스페이시가 하차한 시즌6을 포함해 ‘하우스 오브 카드’의 전 시즌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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