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같이 걸을까’ 방송화면 캡처.
JTBC ‘같이 걸을까’ 방송화면 캡처.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채 걷고 또 걸었다. 그러면서 “꼭 옛날 숙소 가는 길 같다”고 추억에 젖었다. 오랜 친구들과 만나 꾸밈없이 진솔한 모습도 그대로 나왔다.

지난 11일 처음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같이 걸을까’에 출연한 그룹 지오디(god)의 모습이다. 1999년 ‘어머님께’로 가요계에 데뷔한 god는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다. 발표하는 노래마다 큰 사랑을 받으며 ‘국민 그룹’이라는 애칭도 따라붙었다. god를 단숨에 인기 그룹으로 만든 건 단연 2000년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 프로그램 ‘god의 육아일기’였다. 종영 후 약 17년 만에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뭉쳤다.

아이를 키우는 ‘육아 예능’이 아니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여행 예능’으로 다시 손 잡은 god. 출발 전부터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멤버들은 “다섯 명이서 다 같이 놀러 간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간 해외여행은 17년 전 ‘육아일기’를 통해 미국 LA에 갔을 때”라며 기대에 부풀었다.

팀의 리더이자 맏형인 박준형은 “동생들과 여행을 간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털어놨다. 멤버들의 설렌 표정은 시청자들, 특히 god 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JTBC ‘같이 걸을까’ 방송화면 캡처.
JTBC ‘같이 걸을까’ 방송화면 캡처.
◆ “리더는 김태우”

이번 여행의 리더는 막내인 김태우가 맡기로 했다. 박준형은 “내가 하면 뭔가 잃어버릴 것 같다”고 불안해했고, 다른 멤버들 역시 김태우를 적극 추천했다. 김태우가 이번 트래킹 여행을 앞두고 가장 꼼꼼하게 많은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트래킹 전문가를 만나 조언을 구했고, 다른 멤버들보다 현지 상황과 여정 등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준형은 “김태우는 똑똑해서 예전부터 10개를 말하면 10개를 다 기억했다”고 칭찬했다. 데니안은 “god의 정신적인 리더가 박준형이었다면 숨은 리더는 김태우다. 옛날부터 정리를 잘하고 계획도 잘 짰다”고 거들었다.

정작 김태우는 “걱정돼서 많은 걸 알아본 건 사실이지만 그래서 리더가 됐다기보다 다른 멤버들이 귀찮아서 나한테 하라고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실제 순례길을 걸으며 여러 정보를 멤버들에게 제공했고, “옛날 포즈로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는 등 리더로서의 듬직한 면을 보여줬다.

JTBC ‘같이 걸을까’ 방송화면 캡처.
JTBC ‘같이 걸을까’ 방송화면 캡처.
◆ “돌아온 윤계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채 소리에만 집중하는 게 참 좋았다.”

윤계상은 캄캄한 어둠을 뚫고 걸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산티아고로 떠나기 전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한 그는 숙소에 도착한 뒤 사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보고 놀랐다.

“리얼 예능의 시초가 ‘육아일기’였다”는 데니안의 말처럼 god는 데뷔 초부터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여줬다. 다만 17년 만이어서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이내 가식 없는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무엇보다 god 활동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인정받은 윤계상은 좀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는 연예인 중 하나다. 어느새 신비감이 생겼지만, god 멤버들 앞에서는 과거의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이 고스란히 나왔다.

숙소에 있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신난다”고 소리치며 밤거리를 뛰어 다녔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햇빛을 견디며 걸을 때는 영화 ‘록키’의 OST에 맞춰 괴상한 소리를 내며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과연 제작발표회 당시 박준형의 말처럼, 자동차 광고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윤계상의 모습이었다.

이를 본 팬들은 “윤계상의 본 모습이 나왔다” “돌아온 윤계상, 반갑다” “팬들만 알던 윤계상의 얼굴이다” 등 뜨겁게 반응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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