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6일 방송된 tvN ‘나인룸’ 방송화면 캡처.
지난 6일 방송된 tvN ‘나인룸’ 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희선과 김해숙이 지난 6일 처음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나인룸’ 1회부터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극을 이끌었다.

‘나인룸'(연출 지영수, 극본 정성희)은 과거 우연히 만났던 을지해이(김희선)와 장화사(김해숙)를 을지해이의 꿈을 통해 비추며 이 둘이 앞으로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꿈에서 장화사와 자신의 연인 기유진(김영광)이 차 안에서 함께 죽어있는 것을 본 을지해이는 ‘나는 내 무의식의 경고를 주의깊게 들었어야 했다’고 독백했다.

을지해이는 현실에서 승소율 100%를 자랑하는 변호사다. 34년 간 사형수로 복역 중인 장화사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감면위원이 돼 그와 마주쳤다. 하지만 을지해이는 소속 로펌의 시니어 파트너가 되기 위해 장화사의 감형을 막으려고 했다. 장기 복역수인 장화사를 감면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조건으로 로펌에 시니어 파트너 자리를 내건 것이다. 을지해이의 작전은 성공했다.

그러나 을지해이는 다시 장화사와 엮이게 됐다. 을지해이는 함께 차를 타고 가던 방상수(임원희)의 음주운전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경찰로부터 3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을지해이는 장화사의 재심 변호사로서 30시간 동안 그를 면담하고 도와주는 등의 일을 배정 받아 감옥 내 변호사 접견실인 나인룸(9호실)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운명의 장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연히 을지해이의 노트북 패드를 통해 추영배(이경영)의 목소리를 듣게 된 장화사는 심장발작을 일으켰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기유진이 급하게 심장 충격기로 응급 처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놀란 을지해이가 장화사 곁으로 쓰러지며 서로의 영혼이 바뀌게 됐다. 2회에서는 서로의 몸 안에 갇힌 을지해이와 장화사가 깨어나며 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예정이다.

죄수복을 입은 김해숙은 45년차 연기자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해숙은 ‘희대의 사형수’라는 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도, 묵직한 존재감과 남다른 분위기로 시선을 강렬하게 잡아끌었다. 1회 초반부에서 그는 34년의 세월과 고통이 그대로 묻어나는 얼굴로 감면위원들에게 “우리는 희망을 포기해도 희망은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희망을 주실 게 아니라면 이제 정말이지 죽여주세요”라고 절규했다. 저절로 숨죽이고 몰입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1회에서 시종일관 그와 대립했던 김희선도 김해숙과 맞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또나인룸’은 그간 국내 드라마에서 ‘유능한 여성 캐릭터’를 다뤄왔던 방법보다 더 정교하고 다층적으로 을지해이 캐릭터를 다루고자 해 기대를 높였다. 연인의 생일 파티를 위해 스스럼없이 셰프를 활용하고, 선배한테 “졸리고 따분한 소리 하지 말라”고 말하는 등 솔직하면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면서도 어머니의 죽음 앞에선 감정적인 면을 보였다. 김희선이 그려낼 을지해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나인룸’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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