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경쟁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골드 러너’의 한 장면./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의 뉴커런츠 심사위원단이 아시아 영화계를 이끌 새로운 영화인 발굴에 나섰다. 심사위원단은 관객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주는 영화와 신진 감독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렸다. 뉴커런츠 심사위원단은 위원장을 맡은 김홍준 감독을 비롯해 라비나 미테브스카 프로듀서, 시난순 프로듀서, 배우 쿠니무라 준, 시드니영화제 나센 무들리 집행위원장으로 꾸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심사위원단과 함께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 지역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으로 구성된 경쟁 부문으로, 두 편의 최우수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베크잣 피르마토프 감독의 ‘호텔 오로라’(키르기스스탄), 권만기 감독의 ‘호흡’과 김보라 감독의 ‘벌새’, 박영주 감독의 ‘선희와 슬기’ (이상 한국), 투라지 아슬라니 감독의 ‘골드 러너’(이란), 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여명’(일본), 시바쿠마란 수바 감독의 ‘내 아버지들의 집’(스리랑카), 타쉬 겔트쉔 감독의 ‘붉은 남근’(부탄·독일·네팔), 추이시웨이 감독의 ‘폭설’과 주신 감독의 ‘사라지는 날들'(이상 중국)이 수상 후보에 올랐다.
김홍준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을 대표해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는 처음인데 심사위원단이 칸 영화제를 비롯해 유수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했던 분들이므로 심사에 대해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아시아 영화계에 새로운 영화들이 또 하나의 물결처럼 몰려오고 있다. 심사위원단 모두 성실히 심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센 무들리 심사위원은 “여러 번 부산영화제에 왔고, 그 때마다 항상 좋은 경험을 했다”며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에 좋은 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산영화제는 다른 영화제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다. 영화제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정상화된 것을 보니 기쁘다”며 “새로운 영화, 재능 있는 감독을 발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난순 프로듀서도 부산영화제의 정상화를 축하했다. 그는 “근래 들어 본 최고의 개막식이었다. 심사위원을 맡아 기쁘다”며 “영화계에도 새롭게 수혈이 필요하다. 새로운 감독을 기다리고 있으며, 아시아의 재능 있는 감독의 영화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 기준에 대해 “기술적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독이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그리고 가치 있는 말인지, 세계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 영화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쿠니무라 준은 “다시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게 돼 기쁘다. 예전에는 영화의 출연자로서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심사위원을 맡게 됐다. 심사는 처음이라 부담도 되지만 저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쿠니무라 준은 영화 ‘곡성’에 ‘외지인’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영화는 어디서 만들어져도 그것 자체로 세계와 만나는 접점이 된다”며 “‘곡성’을 통해 한국영화를 처음으로 촬영하게 됐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렇게 영화를 좋아하고 깊은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을 느꼈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라비나 미테브스카 프로듀서는 영화계에서도 여성의 영향력이 커지기를 기대했다. 그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예술에서 동등해야 한다. 그 동안 여성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들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성들이 영화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바뀐 상황이 기쁘다. 더 많은 여성 감독들을 키워내기 위해서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개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동서대 소향씨어터 등 5개 극장 30개 상영관에서 열린다. 총 72개국 영화 323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