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반민정/사진=한경DB
조덕제, 반민정/사진=한경DB
지난 13일 조덕제가 대법원으로부터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확정했다. 사법부의 판단은 유죄였지만 조덕제는 21일 현재까지도 인터뷰와 SNS을 통해 무죄를 주장 중이다. 하지만 무죄를 주장하는 근거 중 허위 사실이나 증거 왜곡 등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게시물 작성은 피해자를 비하하고 사건에 대한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리기 위한 목적이 뚜렷하게 눈에 띄고 있다. 재판부의 판결 후에도 2차 가해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14년 4월 시작됐다. 조덕제가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파트너였던 반민정의 속옷을 찢고, 바지 안에 손을 넣는 등 강제 추행을 한 것. 반민정이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4년간의 지루한 다툼이 이어졌다. 기자는 조덕제의 이야기를 듣고 '가짜 뉴스'를 썼다가 법정 구속된 개그맨 출신 기자 이재포가 첫 기사를 썼을 당시 반민정을 직접 인터뷰 했고, 취재 기자가 2명 밖에 없었던 2016년 12월 무죄 판결 '1심' 선고 현장에 참석했다. 그동안 조덕제 사건을 취재한 자료를 바탕으로 13일 이후 SNS에서 폭주 중인 조덕제의 주장에 팩트를 체크한다.
/사진=조덕제 페이스북 캡처
/사진=조덕제 페이스북 캡처
▶"위험을 무릅쓰고 처음 공개하는 영상입니다"-거짓

대법원 선고 당일인 지난 13일, 조덕제는 사건 영상의 일부와 메이킹 영상 사진 일부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장면을 보고 판단해 달라. 비록 대법원 판결은 성폭력으로 최종 인정하였지만 연기자로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기에 위험을 무릎쓰고 처음 공개하는 영상"이라고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해당 영상은 처음 공개된 것이 아니다. 앞서 디스패치에서 메이킹 영상 및 사건 영상 장면 캡처를 보도했었고, 디스패치는 이 기사로 언론중재위원회를 거쳐 현재 명예훼손으로 피소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조덕제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 다음 카페에서도 공개된 적이 있다. 페이스북에서만 '처음'이었던 것.

▶" 이 영상을 근거로 2심때 검사는 공소장을 변경했습니다"-거짓

해당 영상은 사건 영상의 도입부인 건 맞다. 하지만 반민정이 이 영상을 근거로 성추행이라 주장한 적도 없고, 검찰의 공소사실(공소장 변경 포함)에 포함된 장면은 아니다.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한 건 2017년 6월과 7월 단 두차례. 공소장 변경은 1심에서 2심으로 넘어가면서 조덕제가 추행한 사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배우가 인터뷰에서 문제의 씬 연기를 거론하며 '조덕제가 처음부터 연기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성폭행을 하려고 작정을 했다'며 그 근거로 영상을 거론했습니다"-거짓

반민정이 2017년 10월 항소심 유죄 선고 이후 인터뷰를 한 것은 단 2번. 이 중 어디에도 해당 발언은 하지 않았다.

피해자 스스로 언급한 적도 없고, 공소장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만큼 당연히 법원이 저 장면을 문제 삼아 조덕제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인정해 유죄를 선고하지도 않았다.
/사진=조덕제 페이스북 캡처
/사진=조덕제 페이스북 캡처
▶"진실은 여기 '첨부자료'에 있습니다"-거짓

조덕제는 13일에 이어 15일엔 "진실은 여기에 있다"며 '첨부자료'라면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반민정의 인터뷰를 다시 한 번 문제삼았다. 하지만 해당 캡처 이미지는 조덕제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부분이 아니다.

첨부한 이미지 중 '법정에서 피해자가 새로운 주장을 했다'는 부분은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가 해당 사건 영상 전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서도 조덕제가 올린 영상을 성추행이라고 하지 않았다.

또한 캡처된 인터뷰 기사 원문 어디에서도 반민정은 "조덕제가 애초부터 연기가 목적이 아니라 성추행을 목적으로 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해왔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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