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배우 지수(왼쪽), 유재명이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배우 지수(왼쪽), 유재명이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한편의 짧은 시처럼 여백이 있는 드라마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강렬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두 남자의 동질감과 삶에 대한 공감이 진지한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첫 번째 작품 ‘탁구공’ 제작발표회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렸다. 배우 유재명, 지수와 김상호 PD가 참석했다.

2018 JTBC 드라마페스타는 지난해 JTBC 드라마하우스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가들과 젊은 감독들이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다. ‘탁구공’은 대학생이 의문의 노숙자를 만나 이루지 못한 지난 사랑에 대한 동질감과 감정의 전이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진실을 그린 독특한 형식의 드라마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배우 유재명(왼쪽), 김상호PD, 지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배우 유재명(왼쪽), 김상호PD, 지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김상호 PD는 “드라마를 만들면서 원작의 힘을 최대한 이어오고 싶어서 노력했다”며 “원작이 많이 짧아서 어떻게 2시간을 풀어낼까 고민했다. 희미한 캐릭터를 살렸고 살인사건을 추가해 인물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 장치가 되도록 했다. 극을 풍성하게 하려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김득환 캐릭터는 유재명이 아니면 안됐다. 대본을 쓰면서도 유재명을 생각했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유재명의 매력이 캐릭터와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선과 악을 넘나들고 진짜와 가짜를 넘나드는 김득환 역은 유재명만큼 잘 할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수는 거친 역을 많이 했지만 눈에 소년스러움이 있다. 보통의 대학생과는 다른 영준 역에 딱이었고 그 모습을 잘 표현해줬다”고 덧붙였다.

지수는 “조금산 작가님의 웹툰을 재밌게 봤다. 대본이 재밌어서 촬영하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유재명 선배님이 하신다는 말을 듣고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유재명이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배우 유재명이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유재명은 “상반기에 ‘라이프’와 영화로 큰 작품 두 개를 끝냈다. 개인적으로 휴가도 가고 싶고 쉬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탁구공’ 대본을 줬다. 정중하게 거절하려고 했는데 작품이 머릿속에 맴돌았다”며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용기를 내서 하게 됐다. 휴가처럼 재충전하는 마음으로 촬영했는데 김득환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휴가 같은 작품이 됐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전작인 ‘라이프’가 끝난지 일주일 만에 ‘탁구공’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그는 “‘라이프’와 연결이 된다는 건 몰랐다. ‘라이프’의 여운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일주일 동안 우리의 일상에 또 세상에 많은 일들이 일어날 테니 방송이 나갈 때쯤에는 작품이 주는 매력이 ‘라이프’와 다르게 재밌게 다가갈 것 같다”고 확신했다.

김상호PD는 JTBC 드라마 ‘청춘시대’ 공동연출에 이어 ‘탁구공’으로 입봉한다. 입봉작이 단막극이라 그에게도 쉽지 않았을 듯하다. 김 PD는 “공동연출을 하긴 했지만 대본부터 촬영, 편집, 작업까지 다 처음이다. 디테일한 부분이라든가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는 법을 배웠다. 사실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들도 자유롭게 찍었고 나도 담고 싶었던 걸 최대한 많이 할 수 있어 후회가 크게 남지 않을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유재명은 “단막극이 절대로 쉬운 작품이 아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야 하고 시청자들에게 그것을 분명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쉽지 않다. 감독님이 선택한 것들을 마음대로 펼칠 수 있길 원했고 배우들도 잘 소통해서 잘 만든 작품 같다”고 했다.

‘탁구공’에서 유재명은 아파트 단지 인근 개천 다리 밑에서 생활하는 의문의 노숙자 김득환 역을, 지수는 감정적으로 억눌려 있는 철학과 대학생 김영준 역을 맡았다. 유재명과 지수는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JTBC ‘힘쎈 여자 도봉순’ 이후 1년여 만에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나 동질감을 나누는 브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재명은 “지수 씨와 나의 브로맨스는 행복한 브로맨스가 아니다. 긴장의 관계를 놓지 않고 전개돼 친해지고 장난을 칠 수가 없다. 대화를 나누면서 남들에게 하지 못하는 감정을 나누는 관계라 잔잔한 브로맨스”라며 “지수 씨의 눈빛과 작품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 형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즐거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지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배우 지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18 JTBC 드라마페스타 ‘탁구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JTBC
지수 역시 “‘도봉순’ 때는 만나는 장면이 거의 없어서 유재명 선배님과 꼭 한 번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라 촬영도 즐거웠다.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와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눈에 많이 담았다”며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들도 귀담아듣고 부담 없이 따뜻한 촬영이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유재명은 “다른 양식의 작품들처럼 현란하거나 큰 이야기를 강하게 교감하는 작품은 아니다. 어릴 때 TV 심야 명화 극장 보는 느낌”이라며 “인물들도 촌스럽고 그들의 환상이 내 삶과 다르지 않다는 걸 이야기한다. 선선한 가을에 맥주 한 캔 즐기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지’ 미소 짓게 하는 작품이 될 거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탁구공’은 오는 17일 밤 11시 처음 방송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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