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박지민.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지민.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시작하는 첫 음반이에요. ‘앞으로 이런 음악을 하는구나’라고 알아주시기만 해도 만족할 것 같습니다.”

2년 만에 새 솔로 음반으로 돌아온 가수 박지민의 목표다. 2011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1’에서 우승한 그는 이듬해 가수 백예린과 피프티앤드(15&)라는 팀을 결성해 가요계에 데뷔했다. 꾸준히 팀 활동을 이어오다 2016년 첫 번째 솔로 미니음반 ’19에서 20’을 통해 솔로 가수로서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다른 가수와의 협업이나 드라마 OST에는 참여했으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반을 내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 4일 오후 6시 여러 음악사이트에 두 번째 미니음반 ‘지민x제이미(jiminxjamie)’를 내놓는다.

지난 3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지민은 새 음반 발매를 앞두고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박진영 PD(프로듀서)님이 좋은 곡으로 나와야 한다, 더 좋은 곡이 있을 것 같다고 컴백을 계속 미뤘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에이프릴 풀스(April Fools)’를 듣고 ‘고생했다, 이 곡으로 가자!’고 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새 음반에 총 5곡이 실리는데, 박지민은 그중 3곡을 직접 작사·작곡했다.

2년 사이 성인이 된 박지민은 줄곧 작업실에서 음악만 만들었다고 한다. 덕분에 스스로는 물론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대선배 박진영의 마음에도 쏙 드는 곡이 나왔다.

“‘April Fools’는 실제 상황의 내용을 녹인 곡이에요. 이번 음반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다 담았어요. 음반 제목을 ‘지민x제이미’라고 한 이유도 지민은 과거 ‘K팝 스타’의 소녀 같은 모습이고 제이미는 제가 앞으로 보여드릴 새로운 모습이라는 의미입니다.”

일렉트로닉 기타와 베이스 연주가 돋보이는 ‘April Fools’는 진심이 없는 상대의 말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마음을 만우절에 비유한 곡이다. 여기에 한층 성숙한 박지민의 음색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뮤직비디오는 의미심장하고 독특한 분위기로, 19세 미만 시청 불가 판정을 받았다.

“‘K팝 스타’에 워낙 어렸을 때 나왔기 때문에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부르는 귀여운 이미지가 굳어져 있었어요. 그 모습을 이어가다가 성인이 되고 음악을 만들면서 저만의 색깔이 더 뚜렷해졌죠. 소속사에도 ‘이런 곡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드디어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나왔어요.”

가수 박지민.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지민.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변화를 앞두고 대중들의 반응도 걱정했다. 그는 “이런 변신에 당황하거나 안 어울린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예쁘고 섹시한 모습이 아니라 스물두살 박지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싶었고,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좋게 봐주실 거라고 믿는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데뷔한 지 6년이 흘렀고, 공백기 2년을 거치며 음악 작업에 몰두했다. 그동안 음악에 대한 욕심이 더 커졌다고 한다. 그동안 작곡가에게 받은 곡을 어떻게 잘 부를까 고민했다면, 이번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노래를 만들기 위해 연구했다고 한다. “컴백에 대한 조바심보다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고 털어놨다.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는 팝 알앤비 장르예요. 즐겨 듣는 곡이 대중적인 음악이 아니어서 노래를 만들 때도 그렇게 나왔죠. 박진영 PD님이 늘 ‘좀 더 대중적으로 만들어봐’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배우면서 음악을 만들었고, 이번 신곡들은 대중적이면서도 제 색깔이 담긴 노래로 완성됐습니다.”

박지민은 자신의 색깔을 “화려한 콘셉트를 앞세워 지나치게 꾸미는 것보다 지금 갖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내 나이에 보여줄 수 있고 얘기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물두살이 된 그는 “스펙터클하게 살아서 매일 곡의 영감을 얻는다. 쓸 곡이 많아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었어요. PD님에게 만든 곡을 들려드리면 늘 부족한 점이 있고, ‘한국에서 잘 될 노래는 아니다’라는 평가를 들으니까요. 제가 들을 때는 좋은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음악에) 소질이 없나? 대중적인 건 뭘까’ 싶었죠. ‘대중적인 것’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어요. 힘든 시간이었죠. 그러면서 많이 얻고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가족보다 음악 하는 동료들에게 더 큰 힘을 얻었다. 박지민은 “같이 음악 하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내 이야기를 하려는 성격으로 변했다. 항상 공감해주면서 서로 응원해줘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꾸미지 않은, 진짜 모습을 노래로 표현했어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운 친구가 노래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저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제가 갖고 있는 것으로 다채롭게 표현할 계획이니까 기대해주세요!”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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