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유리가 MBC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25일부터 방영하는 주말극 ‘숨바꼭질’을 통해서다. 최고 시청률 37.3%를 기록하며 2014년 연말 연기대상을 안긴 ‘왔다! 장보리’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KBS2 ‘아버지가 이상해’ 이후 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그가 침체한 MBC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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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은 재벌가 상속녀와 그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터널’의 신용휘 감독과 ‘사랑해 아줌마’ 등 여성들의 삶을 다뤄온 설경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유리는 ‘숨바꼭질’에서 국내 유수 화장품 기업의 실력파 전무 민채린을 연기한다.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가 상속녀다. 하지만 세 번이나 파양된 경험이 있는 보육원 출신 입양아다. 극 중 민채린은 재벌가에서 갖은 차별을 받고 자라면서도 사랑과 가족, 회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양딸이라는 설정, 오직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센 캐릭터’는 ‘왔다! 장보리’의 ‘악녀 연민정’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유리는 지난 22일 제작발표회에서 “민채린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이라며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뉘기보다는 욕망에 충실한 자유분방한 영혼”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채린과 연민정은 목적의식도, 생각도 다르다”며 “굳이 전작 캐릭터와의 차이를 찾기보다는 이야기의 힘을 믿고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왔다! 장보리’ 이후 오랜만에 MBC로 돌아온 부담감도 털어놨다. 이유리는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주어진 환경과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채린을 연기하면서 “신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고도 했다. 그는 “감독님과 이렇게 많은 얘기를 하면서 촬영하기는 처음”이라며 “앞으로 인생의 폭풍을 만나게 될 채린에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나도 기대가 되고 무섭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01년 ‘학교4’로 데뷔한 이유리는 미니시리즈나 영화로 커리어를 쌓는 동료들과 달리 긴 호흡의 일일연속극이나 주말극에 집중했다. ‘명성황후’ ‘노란 손수건’, 김수현 작가의 ‘부모님 전상서' ‘엄마가 뿔났다'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왔다! 장보리’ 이후에도 ‘천상의 약속들’ ‘아버지가 이상해’ 등에 출연하며 높은 시청률을 견인했다. ‘시청률 퀸’으로 불리는 그의 귀환이 현재 일일극 ‘비밀과 거짓말’을 제외하고는 시청률 5%를 넘지 못하고 있는 MBC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와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유청희 한경텐아시아 기자 chungvsk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