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오동진 레지스탕스영화제 집행위원장(왼쪽부터),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 위원장, 김효정 레지스탕스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오동진 레지스탕스영화제 집행위원장(왼쪽부터),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 위원장, 김효정 레지스탕스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하는 ‘2018 레지스탕스영화제’가 오는 9월 6일부터 닷새간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다. 영화제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기념하며 ‘투쟁과 저항의 역사’를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갖는다.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가 후원한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극장에서 ‘2018 레지스탕스영화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위원장, 오동진 레지스탕스영화제 집행위원장, 김효정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레지스탕스영화제의 역사적 의미, 주요 상영작 및 개막식과 부대행사 등 행사 전반을 소개하고 공식 트레일러도 상영했다.
이종찬,레지스탕스영화제
이종찬,레지스탕스영화제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레지스탕스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영화제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이종찬 위원장은 “내년이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100주년을 맞아 선열들이 싸웠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자 한다”며 영화제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일가를 이끌고 전 재산을 바쳐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일제와 싸워서 빼앗긴 나라를 찾는다는 것은 좁은 의미에서 본 독립 운동이다. 당시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조류였다. 그 조류 가운데 하나로 우리는 독립을 선언하고 임시정부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인들이 열망했던 제국주의의 몰락과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우리가 한 번 담아보자는 뜻에서 이번 영화를 열게 됐다. 영화제를 통해 독립 운동의 의미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독립 운동이 우리나라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숙제인 민족 통일과도 연결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2018레지스탕스영화제 포스터/사진제공=레지스탕스영화제
2018레지스탕스영화제 포스터/사진제공=레지스탕스영화제
영화제에서는 ‘저항의 세계사:투쟁을 기억하라’ ‘저항의 기록:다큐멘터리’ ‘저항의 세계사:전쟁과 투쟁’ ‘대한민국:저항의 역사’ 등 모두 4개의 프로그램 섹션에서 총 18편의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역사교육 세미나, 관객과의 대화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 중이다.

오동진 위원장은 이번 영화제에는 영화와 사회의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을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편수가 많지는 않으나 내실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개막작으로는 알제리의 민족해방 투쟁사를 담은 ‘알제리 전투’(감독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가 선정됐다. 오 위원장은 “개막작인 ‘알제리 전투’는 오래됐지만 이번 영화제의 취지에 가장 걸맞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효정 프로그래머는 ‘저항의 세계사’ 섹션에서 ‘백장미’라는 독일 영화를 소개하게 돼 특히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백장미단은 나치에 대항했던 대학생들이 만든 단체”라고 설명했다. ‘체 게바라:뉴 맨’ ‘쿠바, 저항과 연대는 계속된다’ 등을 비롯해 ‘노비’ ‘개미군단’ ‘야스쿠니, 천화, 지령’ 등 군국의 역사와 식민지배 행태를 반성하는 일본 영화들도 선보인다.

오동진 레지스탕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레지스탕스영화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오동진 레지스탕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레지스탕스영화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번 영화제에서 ‘암살’ ‘박열’ ‘동주’ 등의 작품 등은 상영작에서 빠졌다. 오 위원장은 “한국영화가 생각보다 (선정작에) 없는 것은 해방 이후 강고한 독재정권 하에서 지내왔기 때문”이라며 “2000년대까지도 식민지 해방 투쟁을 제대로 다룬 영화가 없었다. 최근 들어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찾기도 쉽지 않고 실제로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영화 ‘박열’이 특히 인상깊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그 자체로 아주 좋았지만 박열 선생이 사실 우리 할아버지(이회영 선생)와 같은 투쟁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암살’ ‘밀정’ ‘동주’ ‘박열’ 등 영화가 많은 관객을 동원한 것에 감사하다. 영화를 통해 용기를 갖게 됐다. 이들 영화의 인기가 없었다면 (독립운동 관련) 영화 자체가 다시 나오지 못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 위원장은 영화제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역사적 문제들이 정치적으로 잘 정리되지 않으면 영화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영화제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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