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 사진=OCN ‘보이스2’ 방송화면
/ 사진=OCN ‘보이스2’ 방송화면
“너무 아프고 힘든 사건들이라 만에 하나 이번 에피소드로 인해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덧나지 않을까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의 양형 문제에 대해선 반드시 얘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OCN ‘보이스2’의 대본을 쓴 마진원 작가의 말이다. 3회 ‘심판의 시간’ 편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 이후 고작 6년이 지나 출소한 가해자,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와 위태로운 가족의 모습, 그리고 재범의 위험성 등을 그린 마 작가는 “3회를 쓰기 전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마 작가는 “아동에게 저지르는 성범죄는 영혼을 파괴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가장 극악하다. 많은 시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분노하고 있고, 나 역시 이에 공감하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며 “‘보이스’가 범죄 예방과 경각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고, 문제점을 인식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을 때 조금씩 나아질 거란 믿음, 이것이 바로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골든타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영 감독 역시 “이번 ‘심판의 시간’을 통해,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피해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아픔의 크기를 백만분의 일, 아니 천만분의 일이라도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고통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담고 싶었다”며 “강권주(이하나)가 피해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 증언을 토대로 범인을 잡아야 하는 동기를 얻는 점 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작품을 표현하려고 했다. 성폭행 피해자인 희주(이유미)가 “밥을 먹어도 잠을 자도 내 몸을 기어다니는 느낌”이라고 증언하는 부분은 실제 피해자의 발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감독은 “드라마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가장 근접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국내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유수의 영화에서 표현됐던 피해자의 감정들을 참고했다”며 “희주 역을 연기한 이유미 배우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를 나눴고, 훈련된 뱀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했다. 연출자의 양심을 걸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유미는 “조심스러운 면이 많았다. 연기를 하기 전 기사들을 많이 찾아봤다. 실제 피해자분들이 보셨을 때 무례하지 않게 느끼실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이

어 “촬영 현장에선 내가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연기할 때 너무 마음이 아팠고, 눈물도 많이 났고, 온 몸에서 기가 나가는 느낌이었다”라며 “더욱 실감나게 연기하려 노력했고, 내가 느꼈던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돼 경각심이 생기고, 이를 통해 법이 강화됐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보이스2’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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