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대표/ 사진제공=빅히트엔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대표/ 사진제공=빅히트엔터
CJ ENM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엔터테인먼트회사(가칭 빌리프)를 설립한다고 한국경제신문이 8월 1일자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프로듀스101’ ‘슈퍼스타K’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CJ ENM의 콘텐츠 제작 능력과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빅히트 엔터의 스타 육성 시스템을 결합해 차세대 한류를 이끌 글로벌 아이돌 그룹을 키울 예정이다.

합작사 설립은 CJ그룹이 “아이돌그룹을 직접 육성하자”는 판단에 따라 긴 시간 공들인 사업이다. 작곡, 안무, 뮤직비디오 등 앨범 제작 전 분야를 자체 시스템으로 소화해내는 빅히트 엔터와 손잡게 되면서 합작사 설립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CJ ENM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8월 출범하는 합작사를 통해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숨은 실력자를 발굴해 스타로 성장시키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글로벌 확장판인 셈이다. 합작사가 출범하면 곧바로 프로그램 기획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 방영할 예정이다.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는 중소형 소속사의 아이돌 가수 또는 연습생이 얼굴을 알리는 무대였다. 하지만 새 합작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소속사가 없는 ‘원석’ 발굴에 초점을 맞춘다. 합작 엔터사와 계약을 전제 조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솔로와 그룹 데뷔 등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다는 점에서도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 팬들의 투표를 통해 순위가 정해지고 경연 과정의 ‘성장 스토리’가 팬덤과 연결되는 ‘프로듀스101’ 시리즈와 구도는 동일하다.

CJ그룹은 합작사 파트너로 방시혁 대표(사진)가 이끄는 빅히트 엔터를 일찍 점찍었다.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멤버들의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음악에 담아내는 빅히트의 프로듀싱 능력이 업계 최고라는 판단에서다.

빅히트는 CJ와 협업을 통해 SM, JYP, YG로 형성된 엔터업계 ‘빅3’ 구도의 지각 변동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과 빅히트 엔터의 협업은 도약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이라며 “엔터업계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CJ E&M이 2016년 ‘프로듀스101’을 방영한 이후부터 프로듀스 시리즈는 엔터업계의 큰 화두였다. 최근 수년간 인기몰이를 한 아이돌 그룹은 SM, YG, JYP 등 대형 소속사 출신 또는 프로듀스 시리즈가 탄생시킨 그룹으로 양분됐다. 방탄소년단이 유일하게 예외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프로듀스 시리즈는 프로젝트 그룹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스타로 성장한 멤버들은 CJ와 맺은 계약기간 1년이 끝나면 모두 기존 소속사로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다. 프로듀스101 시즌1으로 이름을 알린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멤버는 뿔뿔이 흩어져 구구단·우주소녀·위키미키·프리스틴 등의 그룹으로 데뷔했다. 이 때문에 CJ그룹이 정작 이들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미미했다.

이번 합작사 설립은 프로젝트 그룹의 한계를 해결할 포석이라고 분석됐다. CJ ENM은 프로듀스 시리즈를 비롯해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등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집대성해 새 오디션 프로그램을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다. 빅히트도 방탄소년단 이외에 다른 스타가수가 없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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