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JTBC ‘라이프’ 방송화면 캡처
사진=JTBC ‘라이프’ 방송화면 캡처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가 안방극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지난 30일 방송에서는 낙산의료원 파견에 맞서 파업을 결의한 의료진과 본사 구조 조정실을 내세워 수술을 시작한 구승효(조승우)의 전면전이 막을 올렸다.

죽은 병원장 이보훈(천호진)의 이름으로 낙산의료원 파견에 숨겨진 속내를 폭로한 글을 올린 주인공은 예진우(이동욱)였다. 이보훈의 글을 대신 올려주곤 했던 예진우가 이보훈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 주경문(유재명)의 예상대로 예진우의 게시글은 의료진에게 들고일어날 근거이자 무기가 됐다. 의국 전체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신임 사장한테는 명분이 있다. 지방 의료원 지원이라는 명분”이라는 예진우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파업 투표가 결정됐다.

물 밑에서 진행되는 반격이었지만 병원은 이미 구승효의 손바닥 안이었다. 구승효는 ‘먹깨비’의 전화를 통한 생중계로 긴급회의 현장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했다. 판세를 명확히 꿰뚫고 있는 예진우의 발언에 의아함을 느낀 구승효는 당직실 CCTV로 예진우가 게시글을 올린 당사자임을 확인했다. 구승효는 예진우를 찾아가 경고를 하고 해직 처리를 진행했다. 그러나 게시글의 진실을 알고 있는 주경문이 구승효를 찾아가 글을 올린 사람은 자신이라며 예진우를 감쌌다. 구승효는 두 사람의 약점과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해고 처리를 중지했다.

정보전에서 의료진보다 한발 앞서있는 구승효는 머뭇거리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본사 구조조정실이 주관하는 경영구조진단 실시를 명목으로 전 의국을 휩쓸며 당직 일정표, 근무평가 기록부터 다양한 자료까지 수거했다. 정중하지만 강압적인 구조실의 경영구조진단에 분노한 의료진의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 송탄 땅 부지 매입을 위해 자리를 비운 구승효의 치밀함은 긴장감을 높였다.

자본의 논리로 병원을 바꾸려는 구승효와 신념을 지키려는 의료진의 대립이 본격화되면서 시청자들을 끌어 당겼다. 이해관계에 따라 빠르게 득과 실을 셈하는 의료진의 각기 다른 속내가 엇갈리며 거미줄처럼 촘촘한 대립의 결을 쌓아올렸다. 여기에 구승효가 보여주는 화정그룹 내부의 정치, 정보제공자 ‘먹깨비’의 정체, 예진우와 이보훈의 관계 등 베일에 싸여있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며 몰입도를 더했다.

날카로운 신념이 섬광처럼 충돌했던 예진우와 구승효의 대립은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수를 읽히지 않으려 차분함을 유지하는 예진우와 여유롭지만 예리함으로 심장을 찌르는 구승효의 대립은 숨 쉴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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