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김성철(왼쪽)과 정채연./사진제공=KBS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김성철(왼쪽)과 정채연./사진제공=KBS
KBS2 뮤직드라마 ‘투제니(TO.JENNY)’(극본 이정화, 연출 박진우)는 가난과 청춘을 음악으로 풀어낸 드라마 계의 ‘원스’가 될 수 있을까. 10일 오후 서울 지하철 이수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투제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박진우 감독과 주연을 맡은 정채연, 김성철이 참석했다.

‘투제니’는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첫사랑의 설렘을 인디 음악과 함께 담은 2부작 단막극이다. ‘원스’ ‘비긴 어게인’을 잇겠다는 각오로 KBS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뮤직드라마다.

‘청춘’을 내세운 서사가 대개 그렇듯 ‘투제니’도 청춘들의 고단한 삶을 전면에 내세운다. 뮤지컬 배우 김성철이 연기하는 박정민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쉬는 시간에 SNS에 노래를 올리는 자칭 싱어송라이터다. 어느 날 갑자기 편의점 안으로 들어온 7년 전 첫사랑이자 ‘망한 걸그룹’ 아이돌인 권나라(정채연)와 재회한 뒤 그녀의 재기를 위해 기타를 가르쳐준다는 게 드라마의 뼈대다.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박진우 감독/사진제공=KBS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박진우 감독/사진제공=KBS
박진우 감독은 “평소 직업적으로 취미로나 음악을 많이 들었다. ‘라라랜드’ ‘원스’부터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 영화까지 모두 좋아해서 직접 연출해보고 싶었다. 이번에 중점을 둔 것은 음악이 나올 때 ‘오그라들지 않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음악 영화가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드라마는 편안하게 음악과 내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많은 음악 중에서도 인디 음악에 치중한 점도 특별하다. 박 감독은 “미디어가 외면해서 히트곡에 묻혀버린 음악들을 다시 꺼내고 싶었다. 처음부터 인디음악에 국한할 의도는 없었지만, 좋은데도 주목받지 못한 노래들이 대부분 인디 음악들이었다. 그것들에 스토리를 입혀 재발견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디음악이 마이너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들었을 때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김성철/사진제공=KBS2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김성철/사진제공=KBS2
전작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눈도장을 찍은 김성철은 사실 뮤지컬을 통해 안정적인 보컬 실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뮤지컬로 데뷔하고 활동해왔기 때문에 ‘노래 연기’에 애정이 있다. 노래하고 연기하는 걸 드라마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극 중 기타와 피아노도 내가 직접 연주하는데, 사실은 내가 악기를 따로 다룰 수 있는 배우는 아니었다. 이것들을 배우는 과정에서 많은 고난과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악기에 대한 흥미를 얻었다”고 했다. 이어 “그 대신 스트레스도 얻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채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록 단막극이긴 해도 지상파 첫 주연을 맡는다. 극 중 역할이 ‘망한 걸그룹 아이돌’이긴 해도 Mnet ‘프로듀서 101’에서 매 회 평가를 받으며 분투했던 모습과 현재 걸그룹 멤버라는 상황이 다른 듯 비슷하기도 하다. 그는 “맨 처음에는 인물에 대해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7년 동안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잘 되지 않은 캐릭터니까. 초반에 연기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망했는지 안 망했는지는 내가 60세, 70세가 되어야 알 것이다. 아직은 나도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청춘의 시기인데 ‘내가 극 중 주인공인 나라와 같은 상황이라면’이라고 생각하니까 힘들었던 것”이라며 “오래 연습한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정채연/사진제공=KBS2
KBS2 뮤직 드라마 ‘투제니’의 정채연/사진제공=KBS2
개그우먼 박미선과 영화 ‘똥파리’의 감독이자 배우인 양익준, 유니티 앤씨아 등 주연배우들 외에 다양한 출연진도 신선하다. 박 감독은 “박미선은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은 사람인데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 양익준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캐스팅했다. 우리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인물”이라며 “사실주의에 부합합 인물은 그가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양익준의 현실 연기도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사실 드라마국이 아니라 예능국 PD다. 그는 “예능 PD들만이 갖는 음악에 대한 감수성과 스토리텔링의 차별점이 있다. ‘투제니’의 카피가 ‘처음 만나는 뮤직드라마’다. 전혀 오그라들지 않고 대중들이 정말로 좋아할 수 있는 뮤직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려되는 점도 있다. 그동안 미디어를통해 ‘첫 사랑’ ‘순수’의 이미지를 구축해온 정채연이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번 남자 주인공의 첫 사랑 ‘대상’으로 국한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다. ‘투제니’가 이처럼 답습된 구도 속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남녀들의 모습을 얼마나 실감나게 담아낼지는 오늘(10일)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투제니’ 첫 회는 10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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