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사진제공=SBS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사진제공=SBS
심사위원이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 향토 식재료와 맛을 찾아나서는 먹방, 행복을 찾아나서는 여행···. SBS가 기존 오디션·음식·여행 예능과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남승용 SBS 예능본부장은 지난 28일 서울 양평동의 한 카페에서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반기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며 ‘더팬'(가제) ‘폼나게 살자’ ‘무확행’ 등의 새 예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SBS 예능본부의 최영인 부국장, 안범진·유윤재·공희철·김재혁 CP 등이 참석했다.

남 본부장은 상반기 SBS 예능에 대해 “‘미운 우리 새끼’는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이고 ‘집사부일체’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등도 화제성이나 시청률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예능 형식이 다양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시작하는 ‘더 팬’ ‘폼나게 먹자’ ‘무확행’ 등 새로운 예능은 그간 인기를 얻어 온 관찰 예능 형식을 탈피한다.

‘더 팬’은 합격과 탈락을 결정하는 심사위원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공희철 CP는 “심사위원이 뽑아놓은 그룹이 팬들의 정서와 맞아 떨어질 수 있느냐에 의문이 있었다. 음악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이 주도해서 스타를 양성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Mnet ‘프로듀스101’과 비슷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프로듀스101과는 다르지만 기획 단계이기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더 팬’은 ‘K팝스타’의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의 김영욱 PD가 공동 연출한다. 공 CP는 “‘K팝스타’를 통해 노하우를 쌓은 박 PD와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김 PD가 참신한 기획을 갖고 모였다. SBS에서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두 사람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BS와 프랑스의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사 바니제이 그룹이 ‘더팬’을 공동기획해 바니제이 그룹의 전 세계 유통망을 이용해 유럽, 미국 등으로 프로그램을 수출할 계획이다. ‘더팬’은 오는 11월에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며 제작비는 약 55억원이다.

SBS 새 예능 ‘폼나게 먹자’의 MC 이경규(왼쪽부터), 김상중. /사진제공=SBS
SBS 새 예능 ‘폼나게 먹자’의 MC 이경규(왼쪽부터), 김상중. /사진제공=SBS
‘폼나게 먹자’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식재료와 지역 고유의 맛을 재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개그맨 이경규, 배우 김상중이 MC로 나서며 그밖의 출연진들은 섭외 중이다. 이들에게는 향토 식재료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요리를 만드는 과제가 주어진다.

안범진 CP는 “‘폼나게’보다 ‘먹자’에 방점을 찍었다.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만든 음식을 먹자는 취지”라며 “향토 먹거리를 현대의 생활 속에 녹여낼 수 방법을 찾는다. 전통과 새로운 것의 연결고리가 잊혀져가는 토종 식재료”라고 설명했다. ‘폼나게 먹자’는 8월말 방송 예정이며 시간대는 확정되지 않았다.

‘무확행’은 출연자들이 ‘무모하고 무식하고 무지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내용이다. 서장훈, 이상엽, 김준호, 이상민이 출연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행복을 따라 무작정 떠난다. ‘무확행’을 담당하는 최영인 부국장은 “단순한 여행 프로그램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는 8월 방송될 예정이다.

기존 프로그램들에도 작은 변화를 주고 있다. ‘런닝맨’은 최근 ‘아이고 프로젝트’ ‘쌓이고 프로젝트’ ‘글로벌 패키지 프로젝트’ ‘패밀리 패키지 프로젝트’ 등 2~3회에 걸쳐 방송되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특히 ‘글로벌 패키지 프로젝트’ ‘패밀리 패키지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멤버들과 배우 이상엽, 이다희 등 고정 게스트의 조합이 참신한 느낌을 줬다. 공 CP는 당분간 이같은 구성을 계속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운 우리 새끼’도 김건모, 박수홍 등 기존 아들 출연진 외에 게스트 아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어머니들과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 방식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남 본부장은 SBS 예능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지상파가 생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콘텐츠로서 화제성과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며 “SBS가 짠 전략은 40~60대를 아우르면서 30대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히트시키기 위해서 기획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수익성 위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다. ‘무확행’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형적 프로그램이고 ‘더 팬’은 수익성을 생각했다. ‘폼나게 먹자’는 둘 다를 적절히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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