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두니아" KBS '거기가 어딘데" 도전장
"정글의 법칙 잡아라"… '탐험 예능'에 빠진 지상파

지상파 3사에 ‘탐험 예능’ 바람이 불고 있다. 원조 격인 SBS ‘정글의 법칙’이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KBS2 ‘거기가 어딘데’,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등 탐험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잇달아 방송을 시작하며 정글의 법칙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1년 처음 방송된 정글의 법칙은 탐험 예능의 표본이다. ‘족장’ 김병만을 필두로 출연자들이 오지를 탐험하며 힘을 합쳐 의식주를 해결한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정글을 시작으로 아마존, 시베리아, 최근의 멕시코까지 319회를 방영하는 동안 세계 오지를 두루 찾아다녔다. 올해 들어 300회 특집으로 남극까지 진출했다.

정글의 법칙은 방송 초기엔 ‘생존’을 목표로 하는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조작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뚝심 있게 미지의 땅을 소개하며 흥미를 유발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출연자들의 매력을 부각시키며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못하는 게 없는 족장 김병만의 ‘슈퍼파워’와 화제성이 풍부한 멤버 구성이 인기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일 방송을 시작한 거기가 어딘데는 ‘탐험 중계방송’을 표어로 내걸었다. 지진희 차태현 배정남 조세호 등 네 명으로 탐험대를 꾸렸다. 첫 도전은 사막 횡단. 오만의 아라비아 사막에서 목적지인 아라비아해까지 42㎞ 구간을 3박4일 안에 걸어서 횡단하는 과제다. 정글의 법칙이 리얼 버라이어티라면 거기가 어딘데는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오로지 앞을 향해 걷기만 하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반응은 좋은 편이다. 극한의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한때 침체됐던 ‘1박2일’을 살린 유호진 PD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웅장하지만 황량한 사막에서의 탐험을 의미와 재미로 채우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는 “굳이 사막을 선택한 것은 비운 만큼 채움 또한 넉넉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3일 첫 회를 내보낸 두니아는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리얼한 탐험기다. MBC와 게임회사 넥슨이 합작해 제작했다. ‘두니아’라는 가상의 공간에 현실의 연예인들이 타임 워프(시간 왜곡)된다. 공룡이 등장하고 정체 모를 여성이 나타나 경고를 하는 등 마치 게임 속 같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출연자들은 진짜 생존을 위해 열매를 따고 불을 피우고 집을 짓는다. 그게 다가 아니다. 그 안에 우정과 로맨스가 있다. 리얼한 상황 속에 시트콤처럼 스토리도 있다. 일명 ‘병맛 자막’도 재미를 더한다. 또 중간중간 ‘문자 투표’로 시청자 참여를 유도한다.15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은 시청률 10.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월드컵 중계로 이날 결방한 거기가 어딘데는 8일 방송된 2회 시청률이 3.5%를, 두니아는 17일 방송분이 2.8%를 나타냈다. 정글의 법칙과 거기가 어딘데는 금요일 비슷한 시간대에 맞붙어 경쟁이 불가피하다. ‘탐험 예능’의 승자는 누가 될까.

노규민 한경텐아시아 기자 presskm@tenasi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