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데뷔 초부터 멤버들을 규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맡겼어요. 연습시간, 사생활 통제 없이 자유를 주고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제작자이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의 말이다. 그는 지난 2월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방탄소년단을 만들 때 세계적인 가수가 목표는 아니었다. 다만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방시혁의 바람은 이뤄졌고, 목표는 아니었지만 ‘자율형 아이돌’로 키워낸 것이 세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8일 발표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한국 가수로는 처음 미국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는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는 칼럼을 내고 방탄소년단을 ‘슈퍼스타’라고 표현했다. K팝 가수 중 처음 이 같은 쾌거를 달성했다고 집중 조명했다. 방탄소년단이 정규 3집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자, 방시혁의 ‘비법’ 역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는 ‘명견만리’에서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가 ‘SNS 소통’만은 아니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방탄소년단을 향한 열기에 SNS가 한몫을 한 건 맞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방 대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콘텐츠’가 통한 결과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데뷔 음반 ‘2 COOL 4 SKOOL’을 통해 10대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이 빛나는 스타를 넘어 팬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음악인이 되길 바랐다. 멤버들에게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는 음악을 만들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당시 멤버의 절반이 학생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교’에 관한 이야기가 음반에 담겼다. 방탄소년단은 ‘철 지난 학교 콘셉트’라는 일부 지적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이후에도 방탄소년단은 내놓는 음반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10대의 방황에 이어 청춘의 갈등과 성장을 노래했고, 이제는 사랑에 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고민은 누구나 겪을 법한 것으로 공감을 샀다.

방시혁 대표는 여기에 ‘완성도’를 더했다. 그는 “아이돌은 외모와 공연, 뮤직비디오, 완성도 높은 음악 등 모든 것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멋진 춤과 노래를 보여주는 가수, 훌륭한 음악을 하는 가수들은 많지만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가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단발성이 아니라 콘텐츠의 질을 꾸준히 유지한 덕분에 방탄소년단은 ‘믿고 듣는(보는)’ 가수로 성장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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