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와 안아줘' 진기주 장기용 허준호 /사진=변성현 기자
'이리와 안아줘' 진기주 장기용 허준호 /사진=변성현 기자
총파업 이후 침체된 MBC 드라마에 새 바람이 분다. 새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는 올해 가장 핫한 신인 배우로 꼽히는 장기용, 진기주를 주연으로 낙점해 심기일전했다.

그동안 MBC는 ‘위대한 유혹자’로 1.5%라는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고, 방송 중인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또한 2~3%의 아쉽기만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굴욕’을 맛봤다.

장동건의 KBS ‘슈츠’, 장근석의 SBS ‘스위치’와 맞붙을 드라마는 '압구정 백야', '제왕의 딸 수백향' 공동 연출했던 최준배 감독과 이아람 작가가 의기투합한 ‘이리와 안아줘’다.

'이리와 안아줘'는 희대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윤희재(허준호)의 아들이자 경찰 채도진(장기용)이 피해자의 딸로 톱패우가 된 한재이(진기주)와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는 감성 로맨스다.

일각에서는 메인 남,여 주연으로 장기용, 진기주를 기용한 데 대해 우도환, 조이 주연의 ‘위대한 유혹자’ 전철을 밟을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이리와 안아줘’ 제박발표회에 참석한 최준배 감독과 연기자들은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 파격 캐스팅? 꿈 꾸던 캐스팅!
'이리와 안아줘' 장기용 /사진=변성현 기자
'이리와 안아줘' 장기용 /사진=변성현 기자
장기용과 진기주 모두 공중파를 비롯 주연작은 ‘이리와 안아줘’가 처음이다. 드라마 '고백부부', '나의 아저씨'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장기용은 경찰 대학 출신의 에이스 경찰 채도진 역을 맡았다.

드라마 '미스티',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도도한 아나운서와 시골 처녀 역을 소화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눈도장을 받은 진기주는 이 드라마에서 부모님을 죽인 원수의 아들 채도진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자뻑 충만한 인기 배우 한재이 역에 도전한다.

이날 최준배 감독은 장기용, 진기주를 메인 남녀주인공으로 캐스팅 한 것에 대해 "역경을 헤치고 일상의 행복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라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배우를 찾았다"라며 "두 배우는 굉장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격 캐스팅이라고 하는데 막상 드라마를 보면 그런 우려를 금방 떨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라며 "비주얼도 훌륭하고 드라마에서 요구하는 면들을 갖추고 있다. 꿈 꾸던 캐스팅이라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장기용은 "주연이라는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다. 그만큼 잘 하고 싶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렬하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감독, 작가님과 배우들과 함께 힘내서 누구하나 다치지 않고 잘 마치길 바란다"라며 "목숨을 바쳐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기주는 "부담감이 굉장히 크지만 그만큼 즐거운 마음도 크다"라며 "현장에 있을 때 요즘 가장 행복한데 그 감정에 집중하며 연기 중이다"라고 거들었다.

이어 진기주는 장기용과 호흡에 대해 "아직까지 촬영이 많지는 않았지만 편안하고 호흡이 잘 맞다"라며 "장난기가 많아 편안하게 해준다. 딱 봐도 나무여서 감사하게 낙원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용은 “진기주는 첫 만남에서 '미스티'와 같이 차가운 이미지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잘 웃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라고 말했다.

◆ 가장 트렌디한 로맨스+스릴러…배우도 매료된 '대본'의 힘
진기주X장기용 '이리와 안아줘'…MBC가 던진 승부수 셋
기구한 운명으로 얽힌 첫사랑 남녀 도진과 재이가 중학생 시절부터 톱배우가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두 사람을 포함한 그들의 가족, 주변인들은 불가항력적인 사건들 속에서 살아남아 삶에 최선을 다하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이리와 안아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친 현대인들의 상처를 감싸안아줄 수 있는 힐링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이리와 안아줘'는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들며 긴장감마저 유발할 예정이다. 도진과 재이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희재로 인해 서로의 관계가 기구한 운명으로 얽히게 돼 일련의 긴박한 사건들을 헤쳐나가며 극을 보는 재미를 더할 것이다.

주연 배우들 모두 ‘이리와 안아줘’를 강렬히 원했던 이유로 ‘대본’을 꼽았다. 장기용은 "로맨스와 스릴러를 빠르게 넘나드는 데 매료가 됐다"며 "어린시절 윤나무, 성인 채도진을 맡아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극복하고 경찰이 되는 과정을 어떻게 연기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욕심을 냈다"고 설명했다.

진기주는 이어 "대본을 읽고 며칠 동안 대본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낙원(한재이 과거 이름)이 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셔서 덥썩 행복하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 명불허전…악역 새 역사 쓰는 허준호
진기주X장기용 '이리와 안아줘'…MBC가 던진 승부수 셋

이 드라마에는 신예 장기용, 진기주를 든든하게 뒷받침 해 줄 관록의 배우 허준호가 있다.

허준호는 남녀 주인공 사이의 ‘키맨 역할’이자 극에 등장하는 중요한 사건의 장본인으로 소름 연기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또 후배들을 이끌며 작품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우리 작품은 아름답고 애절한 이야기"라며 "젊은이들이 어떤 역경도 이겨내고 승리하는 로맨스물"이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캐스팅이 잘 안되던 멜로 드라마에 캐스팅 되어 감사하다"라며 "후배들을 최대한 괴롭혀서 드라마를 재밌게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준호는 연쇄살인범 역을 맡고 고민을 했다면서 "그동안 극 중에서 살인을 많이 해봤지만 우발적이었다. 이번 작품에선 철저히 계획하고 치밀하게 살인을 한다. 잘 모르겠어서 감독님에게 질문을 하며 괴롭히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이코패스는 언젠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진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왼쪽 발이 잘리는 꿈도 꿨다. 배역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멈칫 했던 것이지 작품 자체의 느낌은 너무 좋았다"라며 장기용, 진기주를 보며 "나도 이런 기운을 가진 시절이 있어 걱정 않는다. 다 잘 될 것 같다"고 드라마의 흥행을 점쳤다.

허준호는 또 "시청자를 안아주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시청자도 우리를 안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윤종훈은 "허준호 선배님을 중심으로 사활을 걸고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했고 김경남 또한 "함께 연기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최준배 감독은 "미진한 부분도 응원하고 격려해주시면 시청자들이 지친 상황에서 드라마를 볼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착한 배우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이리와 안아줘'는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후속으로 1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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