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김채희(왼쪽부터), 김꽃비, 박기복 감독, 전수현, 김효명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CGV 명동에서 열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김채희(왼쪽부터), 김꽃비, 박기복 감독, 전수현, 김효명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CGV 명동에서 열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잊혀져서는 안되는,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감독 박기복)에서 희수 역을 맡은 김꽃비는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8일 서울 중구 CGV명동역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9년 발생한 ‘이철규 변사사건’이라는 두 역사적 사건을 결합해 만들었다. 광주 출신인 박기복 감독은 이철규 열사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그는 “이철규 열사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내가 서울로 올라오고 나서 부고를 늦게 접했는데, 그때부터 의문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꼭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촬영하기까지 피 말리는 시간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왜 5.18 영화를 만드냐?”고 물었는데 답은 간단하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역사이고, 아직 진상 규명이 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룰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기복 감독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CGV 명동에서 열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박기복 감독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CGV 명동에서 열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극 중 5.18 당시 희생된 부모님 때문에 가슴 한편에 깊은 상처를 간직한 희수 역을 맡은 김꽃비는 남다른 출연 계기를 공개했다. 그는 “10년 전 무전여행을 할 때 광주 5.18 민주묘지에 간 적이 있다. 그때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내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이후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의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3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영화에 캐스팅된 법대생 철수 역의 전수현은 “처음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부모님과 함께 있었는데,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까지 흘렸다”며 “외할아버지가 5.18 민주묘지에 계신다. 그래서 더욱 더 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화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피해자 명희 역을 맡아 열연한 김부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몇 분을 떠올렸는데 그중에 김부선 선생님이 계셨다. 시나리오를 선생님께 보냈는데 다음날 바로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이 시나리오를 읽고 ‘세 번 정도 눈물을 흘렸다’고 하셨다”며 “사실 선생님의 투사 같은 느낌이 좋았다. 피할 수 있는 길을 정의롭게 가시는 모습. 그런 게 이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오는 5월 16일 개봉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