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 몰입도"…미스터리+스릴+사회 문제 다 잡은 '나를 기억해'
또 하나의 웰메이드 스릴러 탄생을 알렸다. 미스터리 구성과 극강의 스릴, 그 안에 사회 문제를 심도 있게 녹여내며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영화 '나를 기억해'가 개봉을 앞뒀다.

13일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한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유영, 김희원, 오하늬, 이학주가 참석해 작품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나를 기억해'는 의문의 연쇄 범죄에 휘말린 여교사와 전직 형사가 범인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이 감독은 "처음엔 '이런 이야기를 상업 영화로 어떻게 만들까'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성범죄) 소재와 이야기가 관객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기대, 걱정이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 이 시나리오를 쓸 때 목표로 삼았던 건 청소년 문제다. 가장 먼저 떠올렸던 이미지는 한서린과 오국철이 의문의 범인과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장면으로 귀결되기 위해 모든 캐릭터와 구성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극강 몰입도"…미스터리+스릴+사회 문제 다 잡은 '나를 기억해'
이유영은 의문의 범죄에 휘말린 고등학교 교사 '한서린'으로, 김희원은 끝까지 사건을 추적하는 열혈 형사 '오국철'로 분했다.

서린은 일하던 중 책상에 놓인 커피를 마신 후 취한 듯 잠이 든다. 다음날, '마스터'라는 정체불명의 발신자로부터 "좋은 꿈꿨어요?"라는 문자와 함께 셔츠가 풀어헤쳐진 서린 자신의 사진을 받게 된다. 서린은 국철과 함께 마스터의 행적을 뒤쫓기 시작한다.

김희원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현실에 너무 있을 법하고 비슷한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 상황에 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너무 큰 감정이라 고민이 많았다. 연기적으로 다들 잘했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이유영은 "청소년들이 알고 하는 행동인지, 가해자이지만 피해자일 수도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내가 그런 일을 당하면 어떨까 상상하면서 연기했는데 감히 상상하기 어려웠다. 영화를 보고서도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살을 에는 듯한 한겨울 추위에도 속옷 차림으로 열연을 펼쳤다. 전직 형사 역을 맡은 그는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또 김희원은 어두운 분위기 사이사이 대사나 행동으로 소소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극강 몰입도"…미스터리+스릴+사회 문제 다 잡은 '나를 기억해'
이유영은 추격신과 액션 신을 위해 몸을 던졌다. 골목을 뛰어다니며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으면서도 긴장감이 폭발하는 장면을 완성시켰다.

이유영은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 살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며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합을 짰는데 막상 촬영이 들어가니까 막 싸우게 되더라. 아쉽긴 했지만 리얼하게 나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나를 기억해'는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청소년 범죄와 음란물 유포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우리가 외면했던 사회 이슈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범인을 끝까지 쫓는 과정을 미스터리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담아냈다. 촘촘하고 쫄깃한 스릴러의 묘미와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키는 반전이 관전 포인트다.

피해자는 범죄를 당하고도 숨어 살아야 하는,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을 영화에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또한 피해자의 상처를 보호하지 않는 언론, 그에 대해 크게 미안해하지 않는 담당 형사 등 현실에 정말 있을 법한 일들을 그려냈다.
"극강 몰입도"…미스터리+스릴+사회 문제 다 잡은 '나를 기억해'
이 감독은 "'나를 기억해'라는 제목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피해자 한서린 입장에서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의지, 범인 입장에서는 스스로를 각인시키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하늬는 "마스터가 누구일지 궁금증을 안고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며 "영화가 끝나고 주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극장을 나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또 이유영은 "영화를 보는 내내 화가 나고 씁쓸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촬영했다. 관객분들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를 기억해'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