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그룹 위너.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위너.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의 승리는 후배그룹 위너어 대해 “자생력을 가진 팀”이라고 했다. 자신의 힘으로 음반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승리는 ‘자생력’이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위너에게 이 단어가 갖는 의미는 그 이상이다. 과거 위너는 자신의 음악 스타일이 선배들과 달라 스스로를 ‘YG의 미운오리새끼’라고 느꼈다. 그러나 어느새 바로 그 음악으로 ‘YG스러움’의 한 축을 지탱할 만큼 성장했다. 위너의 자생력이란 그런 것이다. 비주류에서 시작해 주류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은 힘.

위너의 색깔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발표한 ‘릴리릴리(Relly Relly)’ ‘아일랜드(Island)’와 지난 2일 내놓은 ‘에브리데이(Everyday)’ 사이엔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 ‘공허해’ ‘컬러링’과 같이 5인조 시절 발표한 감성적인 팝은 말할 것도 없다. 트로피컬하우스를 내세운 ‘릴리릴리’ ‘아일랜드’와 달리 ‘에브리데이’는 트랩 비트를 가져와 힙합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릴리릴리’나 ‘아일랜드’는 후렴구를 보컬에게 맡겨 멜로디를 각인시켰다. 반면 ‘에브리데이’의 후렴은 멜로디컬한 랩에 가깝다. 찬트(Chant)적인 요소도 엿보인다.

그룹 위너 ‘에브리데이’ 뮤직비디오/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위너 ‘에브리데이’ 뮤직비디오/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이 세 곡의 유일한 공통점은 모두 BPM이 낮다는 것이다. 낮은 BPM은 또한 여유로운 분위기와 자유분방한 이미지로 이어지며 ‘위너스러움’을 완성한다. 오픈 카 안에서 몸을 들썩이던 ‘릴리릴리’ 뮤직비디오나 야자수 아래서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아일랜드’ 뮤직비디오, 말리부 해변을 배경으로 춤추는 ‘에브리데이’ 뮤직비디오 모두 낮은 BPM의 하우스 음악과 훌륭한 조화를 자랑한다. 동시에 이 장면들은 ‘칠(Chill)’한 이미지를 공유한다. 다시 말해 위너는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분위기’로서 자신의 색을 완성한다.

이것은 K팝 시장 안에서 위너의 독특한 위치를 만들어내는 요소이기도 하다. 빅뱅으로 대표되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광적인 흥과는 다르다. ‘칼군무’가 특징인 K팝 보이밴드와도 다르다. ‘릴리릴리’ ‘아일랜드’ ‘에브리데이’ 등 발표곡들이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위너의 색깔은 더욱 확고해졌다. ‘미운오리새끼’였던 위너가 ‘백조’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이다.

멤버 강승윤은 ‘릴리릴리’ 발표 당시 인터뷰에서 “지난 음반에서 이별·아픔 등 성숙한 감정을 노래했던 것과 달리 (‘릴리릴리’에서는) 우리 나이에 어울리는 감성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에브리데이’ 발매를 앞두고는 “우리의 성장 과정을 음반에 담았다”고 했다.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개척한 음악에 담는 것, 이를 통해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는 것. 위너가 가진 자생력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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