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23일 방송될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청년들의 멘토로 활동했던 한 목사님의 성추행 스캔들을 다룬다.

과거 성폭력 피해를 입은 뒤,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려온 고수연(가명) 씨.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 준 것은 한 심리상담가였다.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있는 수연 씨에게 그는 매일 연락하며 위로 했다.

수연 씨 말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성추행이 발생한 건 지난해 5월이었다. 상담가는 건강이 나빠진 수연 씨에게 부쩍 몸과 관련된 성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수연 씨는 6개월 동안의 상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지만 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는 없었다고 했다. 지역에서 청년들의 멘토이자 명망 높은 목사님이라는 그의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다.

수연 씨는 목사님이 자신에게 상담을 해주겠다며 데려간 장소를 제작진에게 알려줬다. 굳이 상담실을 놔두고 수연 씨를 데려갔다는 그곳은 이른바 ‘룸카페’로 불리는 인근의 한 카페다.

자리마다 칸막이와 두꺼운 커튼이 달려 있는 룸카페의 직원은 목사님과 수연 씨를 기억하고 있었다. 해당 룸카페를 본 한 심리상담 전문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제작진은 취재도중 이곳 룸카페에서 목사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날 수 있었다. 해당 목사가 이끌던 교회의 신도였던 이 피해 여성도 목사로부터 심리상담을 받으려다가 이 룸카페까지 왔고 갑자기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수연 씨가 SNS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백하자 이 목사로부터 몇 년 전 성추행을 당했던 두 명의 여성이 또 있었음이 알려졌다. 당시 피해 여성들이 목사에게 항의하자, 그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대외활동을 중지하겠다는 약속까지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수연 씨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피해 여성들은 무엇보다 목사가 상담자로서 피해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성추행을 상담 과정의 일부로 합리화해 왔다는데 분노하고 있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고백한 수연 씨도 성추행이 혹시 자신의 잘못 때문은 아니었는지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지역에서 청년들에게 상담을 해온 목사님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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