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외신 통해 "부끄러운 행동 한 적 없다"

성추문에 휘말린 고은 시인(85)이 외신에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2일 고은 시인이 영국 출판사인 블루댁스 북스의 고은 시인 담당자인 네일 애슬리를 통해 성명서를 보냈고 이 글에서 성추행을 부정했다고 전했다.

고은 시인은 "최근 의혹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내 행동이 초래했을지 모를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뉘우쳤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일부가 제기한 상습적인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시간이 지나 한국에서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잠재워지기를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외국 친구들에게는 부인과 나 자신에 부끄러운 어떤 짓도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은 시인은 "지금 내가 이 순간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시인으로서 지닌 명예와 함께 내 글쓰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슬리는 "고은 시인이 종양 치료를 위해 지난달 병원에 입원했고 지금 회복 중이다. 그러나 수술과 그에게 가해진 비난들로 인해 고 시인이 쇠약해진 상태"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달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한 일간지에 입장을 밝힌 이후 국내 언론과 접촉을 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고은 시인이 자신의 공식입장을 외신을 통해 밝힌 것이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으로 서울시는 그의 서재를 본떠 만든 '만인의 방' 철거하기로 결정했고, 교육부 등에서는 교과서에 실린 그의 시를 삭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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