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KBS2 ‘더유닛’에서 독특한 매력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유닛B’로 데뷔하게 된 그룹 열혈남아의 마르코. / 사진제공=레인보우엔터테인먼트
KBS2 ‘더유닛’에서 독특한 매력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유닛B’로 데뷔하게 된 그룹 열혈남아의 마르코. / 사진제공=레인보우엔터테인먼트
마르코가 해냈다.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더유닛'(이하 ‘더유닛’)에 출연한 그룹 열혈남아의 멤버 마르코는 시작부터 돋보였다. 아이돌이 하기 쉽지 않은 드레드 머리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긍정적이고 해맑은 성격으로 ‘더유닛’의 웃음 바이러스로 거듭났다. 과감하게 머리를 자른 후에는 빛나는 외모와 진지한 모습으로 강렬한 반전을 줬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그는 총 8만1606표를 얻으며 ‘더유닛’의 최종 멤버로 발탁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처럼 매력 덩어리인 마르코가 ‘더유닛’ 데뷔 팀인 ‘유닛B’로서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높아진다.

10. 드레드 머리를 3년간 유지했다고 들었어요. 처음에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마르코: 다른 가수들과 이미지 자체를 다르게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생머리는 무난하고 많이 겹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대표님한테 따로 말씀드렸더니 절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드레드, 레게 머리를 한 사람들의 사진을 인화해서 하루에 한 번씩 몇 달간 보여주면서 설득했어요. 끈질겼죠.(웃음) 결국 허락해주셨어요.

10. 꼭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요?
마르코: 레게만의 멋이 있더라고요. 래퍼 지투, 스컬&하하의 스컬의 레게 머리를 보면서 구경도 하고 캡처도 했어요. 지금도 사실 아쉬워요. 만져야 하는데 없어서 허전하기도 하고요. 편하긴 하지만 그만큼 멋이 사라진 것 같아서 살짝 부끄러워요. 처음에는 옷을 벗은 것 같아서 남들한테 보여주기도 싫었어요.(웃음) 반응이 좋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10. 고민이 많았을 텐데 3년간 했던 드레드를 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마르코: ‘더유닛’ 촬영할 때 비 선배가 “이제 풀 때가 됐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못 들었다면 그렇게까지 고민도 안하고 유지했을 거에요. 팬들도 부모님도 계속 풀라고 하셔서 풀었어요.(웃음) 지금도 아쉬워서 집에 몇 가닥 있고, 몇 가닥은 필독 형이랑 준큐 같은 친구들에게 나눠줬어요. 달라고는 안 했는데 제가 그냥 줬어요.(웃음) 집에는 나중에 추억을 회상해보려고 상자 속에 고이 간직해두었습니다.

10. ‘더유닛’에서 빅스타 성학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뺏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는데 진짜인가요?
마르코: 무대 위에서 성학이에게 처음 듣고, 다시 들었는데 맞더라고요. 성학이가 저를 너무 나쁜 사람으로 만들긴 했지만요.(웃음) 학생 때 다 같이 어울려 놀던 시절이라 사랑을 몰랐던 때였죠.

10. 지금은 사랑을 좀 알 것 같나요?
마르코: 아직도 사랑은 잘 모르겠어요. 노래로만 접해 봐서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랑 가사는 기가 막히게 쓸 수 있는데….(웃음)

랩, 팝핀은 물론 예능감까지 갖춘 마르코 / 사진제공=레인보우 엔터테인먼트
랩, 팝핀은 물론 예능감까지 갖춘 마르코 / 사진제공=레인보우 엔터테인먼트
10. 유튜브에 올라온 열혈남아 동영상을 보면 편집을 스스로 하는 것 같아요. 원래 촬영이나 편집 등에 관심이 있나요?
마르코: 관심이 많아서 어렸을 때 친구들과 웃기는 동영상도 만들곤 했어요. 동영상 편집도 작곡과 똑같은 것 같아요. 재밌어요. 열혈남아 동영상 편집은 사실 저희를 알리려고 시작했어요. 멤버들이 예능 프로그램도 좋아해서, 우리의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시도때도 없이 영상을 찍었어요. 그러다 외장하드가 고장 나서 날아간 영상들도 있어 좀 슬픈 상태입니다. 요즘에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쉬워요.

10. 열혈남아 멤버들과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요?
마르코: 우리끼리 너무 지치고 힘들었을 때, 밤에 차를 타고 인천 을왕리에 갔던 적이 있어요. 바닷바람 쐬면서 이야기도 하고 폭죽놀이도 했는데, 그게 힘이 됐어요. 거의 연습실 아니면 집만 오가며 생활했거든요. “나중에 더 잘 돼서 오면 즐겁겠다”는 진지한 얘기도 해보고요.

10. ‘더유닛’에서 ‘내꺼’ 경연의 센터를 뽑을 땐 눈웃음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막상 본 경연을 펼칠 때는 눈웃음 없이 진지하게 임했던 이유가 있나요?
마르코: 눈웃음을 안 한 건 아니에요. 조금 편집된 것도 있어요.(웃음) 무대 위에 올라가기 전에 멤버들끼리 얘기할 때, 저는 안 웃는 것이 반전일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전 사실 즐기면서 바보 같이 웃으려고 했지만 멤버들의 조언대로 했죠. 멤버들도 멋있다고 해주고, 머리 자른 값어치는 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웃음)

10. 그래도 머리 자른 후에 팬이 늘었어요. 체감하나요?
마르코: 상당히 하고 있어요. 저도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는 거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머리를 자르고 나니까 다른 멤버들의 팬들도 제 사진 찍어주면서 잘생겼다고 해주세요. 선배들도 ‘마르코가 저런 얼굴이었구나. 왜 그렇게 다녔냐’고 해줬고요. 처음에는 부끄러웠는데 그것도 저를 향한 관심이니까 좋았습니다.

10. 랩과 팝핀 말고 자신의 다른 장점이 있다면요?
마르코: 엄청 많은데….(웃음) 일단 웃길 수 있어요. 사실 개그맨이 꿈이었거든요. 제가 개그할 때 희생 정신이 있어요. 괜히 개그 욕심 부리다가 다치기도 하고요.(웃음) 지방에서 개그맨 공채 오디션이 있었는데 저희끼리 콩트를 짜서 지원한 적도 있어요.

10. 개그맨 꿈나무에서 아이돌의 길은 어떻게 걷게 됐나요?
마르코: 처음에는 춤을 췄어요. 웃기는 춤을 추다가 ‘멋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학교도 춤 관련 학과로 진학했어요. 그런데 교수님이 연기를 권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의정 선배가 소속돼 있던 세발자전거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여러 가지를 배웠어요. 그때 연기 선생님이 음악을 깔고 독백 연기를 해보라고 알려줬는데, 그 배경음악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사실 음악이 더 좋다, 가수를 하고 싶다’고 결심하고 회사에도 알렸죠. 그러다 회사가 못 도와줄 상황이 돼 인터넷으로 많이 듣기도 하고 음악하는 친구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10. 혼자 연습생 생활을 하기가 힘들지는 않았나요?
마르코: 솔직히 말해서 음악만 한다는 게 힘들어서 포기도 많이 했어요. 금전적인 문제도 있어서 새벽에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고 회사도 몇 군데 들어갔다가 중간에 포기했죠. 너무 힘들어서 몇 개월 동안 혼자 쉬었어요. 그러다 열혈남아의 빈 형이 전화해서 제가 열혈남아에 꼭 와야 한다고,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너무 힘드니까 거절했는데 귀가 좀 얇아서 가게 됐어요. 저까지 포함해서 열혈남아 연습생들이 당시에 열 명 넘게 있었는데 월말 평가를 거쳐서 지금의 멤버로 데뷔하게 됐어요.

10. 연습생을 거쳐 가수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마르코: 처음에 반대는 없으셨는데 중간에 아버지께서 전화해서 ‘힘들면 내려와도 된다’고 하셨어요. 부모님은 전라도 광주 화순에서 식당을 하고 계시거든요. 재작년 쯤 활동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런데 울컥하더라고요. 억울한 마음도 있어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답하고, 문자로 다시 ‘한 번만 믿어주세요’라고 보냈어요. 부모님은 이상한 일은 하지 말라고 걱정돼서 그러셨던 것 같아요. 전 울컥하니까 밤에 어머니께 전화 드려서 왜 저를 이해해주시지 못하냐고 말했어요.

10. 속상했겠어요.
마르코: 제일 안타까운 게 부모님이 식당 일을 하시느라 여가 생활도 못하시고, 다니시던 교회도 못 나가세요. 원래는 가족이 다같이 서울에 살다가 화순에 내려간 터라 어머니가 종종 서울에서 지내고 싶다고 말씀하세요. 지금은 ‘달가’라는 식당을 하고 계신데, 이제 제가 더 잘 돼서 부모님이 식당 일 안 하시게 하고 서울에서 다같이 지내고 싶어요.

10. 눈웃음은 유전일 확률이 높다던데 부모님 중 어떤 분에게서 물려받은 건가요?
마르코: 두 분 다에요.(웃음) 특히 어머니 쪽이 유전적인 성향이 강해요. ‘더유닛’에서 멤버들 부모님이 나오실 때 저는 부모님이 일하시니까 이모랑 이모부가 오셨거든요. 그런데 멤버들이 제 이모를 보고 어머니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배우 류승범이 롤모델이라는 마르코 / 사진제공=레인보우 엔터테인먼트
배우 류승범이 롤모델이라는 마르코 / 사진제공=레인보우 엔터테인먼트
10. ‘더유닛’에서 약간 4차원처럼 나오는데 실제 성격도 그런가요?
마르코: 방송이랑 실제랑 똑같아요. 이상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머리 자르고 제 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웃음) 어머니도 저한테 ‘더유닛’에 나가기 전에 방송에서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 저는 ‘무슨 소리에요 엄마, 아무 짓도 안해요’라고 했죠.(웃음)

10. ‘더유닛’에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출연진은 누구인가요?
마르코: 다 친한데 한 명만 꼽자면 매드타운의 대원이 형이요.(웃음) 사실 대원 형과는 같은 팀을 한 번도 안했는데 형이 먼저 다가왔어요. 특이하다면서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해서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제가 형한테 ‘형, 좋아요. 친하게 지내요’라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줬어요. ‘더유닛’ 하면서 서로 잘 챙겨줬고 보면 괜히 웃음이 나는 형이에요. 힘이 많이 됐어요.

10. ‘더유닛’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 중 가장 아쉬웠던 건 뭔가요?
마르코: 없어요.(웃음) 그래도 하나를 뽑자면 처음에 126명이서 단체로 했던 퍼포먼스에요. 처음이라 다들 모르는 사이라서 멍도 때리고 어영부영 적응하던 시기였어요. 다시 할 수 있다면 목숨 걸고 하겠습니다.

10. ‘마르코’라는 가명은 어떻게 지었나요?
마르코: 애국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의 ‘마르고’에서 따왔어요. 저는 한국 사람이니까 ‘마르고 닳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로 ‘마르코’라고 지었어요. 원래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했던 동명의 마르코 선배가 계신데 그 분만 인기가 많아서 저는 검색할 때도 조그맣게 가려졌거든요. 이제는 열혈남아의 마르코도 많이 알아봐 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저만 잘되면 소용 없을 거에요. 저랑 열혈남아가 같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10. 열혈남아가 앞으로 어떤 그룹으로 크길 원하나요?
마르코: ‘와, 잘한다. 열심히 한다, 괜히 열혈남아가 아니구나’라는 감탄이 나오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저희 멤버들 이름을 다 외웠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열심히 하기도 하고 실력도 있으니까 믿고 듣는 그룹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10. 음악 외에 또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마르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그 후에 여유가 된다면 디제잉과 작곡을 배워보고 싶어요.

10. 혹시 롤모델로 삼고 있는 스타가 있습니까?
마르코: 배우 류승범 선배요. 선배가 나오는 작품은 예전부터 다 챙겨 봤어요. 승범 선배의 독백 연기는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멋있고 평소 ‘인간 류승범’도 멋있어요. 선배의 사진이 제 핸드폰의 배경화면이었던 적도 있어요. 선배가 출연한 영화 ‘품행제로’도 2년에 한 번씩 봐요. 봐도 봐도 재밌습니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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